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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민주화 무기’ 페이스북, 팔레스타인은 안 돕나

등록 2011-03-30 20:17

이스라엘 정부 반발로 ‘5월15일 봉기 촉구’ 글 삭제
창업자도 유대인…표현자유 침해·이중잣대 논란
아랍세계 봉기에서 ‘정치적 무기’로서의 위상을 과시한 인터넷 쇼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이 대 이스라엘 봉기를 촉구하는 페이지는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업체 페이스북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인티파다(봉기)를 촉구하는 페이지가 “증오의 표현”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29일 삭제했다. ‘3차 인티파다’라는 이름으로 지난 6일 개설된 이 페이지는 1987년과 2000년의 1, 2차 인티파다를 잇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선동해 지지자 35만여명을 모았다. ‘3차 인티파다’가 거사일로 고른 것은 이스라엘에게는 건국기념일이지만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나크바(대재앙)의 날로 불리는 5월15일이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페이지가 애초 폭력적 내용을 담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무슬림들이 유대인을 모두 죽여야 심판의 날을 맞을 수 있다”는 글귀가 들어갔다는 게 페이스북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 이사 앤드류 노이즈는 “직접적으로 폭력 사용을 조장하고 증오의 표현을 담은 페이지들은 계속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주 이스라엘 정부의 항의를 받고 ‘3차 인티파다’의 내용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에 중요한 매개가 된 페이스북이 또다른 압제 체제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배에 항거를 요구한 페이지를 삭제한 것은 이중잣대 논란을 부르고 있다. 페이스북 내부에서도 ‘3차 인티파다’ 삭제는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처에 반발하는 모방 페이지들도 속속 생겨나 하룻만에 수천명씩 지지자를 모았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대인 단체들은 3차 인티파다 선동 페이지의 색출과 삭제를 목적으로 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아랍 정권들에게 집중되던 아랍인들의 적의가 돌연 자신들에게 향하는 것에 놀란 이스라엘 정부도 걱정이 태산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에게 ‘3차 인티파다’ 페이지의 폐쇄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율리 에델슈타인 이스라엘 정보장관은 “우리의 적과 우리를 싫어하는 자들이 다른 방식으로 페이스북에 계속 침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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