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등 청년지도자 활동 지원…뒷 배경엔 미의회 후원 논란도
예멘 민주화 시위의 청년지도자인 엔트사르 카디는 “국제공화당연구소, 전국민주당연구소, 프리덤하우스 등 미국의 비영리 인권단체에서 받은 훈련과 자금 지원이 나의 민주화운동 활동에 큰 힘이 됐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집트의 청년운동 지도자들도 2008년 뉴욕에서 열린 소셜미디어 회의에 참석해, 민주주의 증진에 소셜네트워킹과 모바일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습득했다. 이 회의는 페이스북, 구글, 엠티브이(MTV), 컬럼비아로스쿨 등이 지원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시위에는 미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단체들이 기대 이상의 구실을 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들 단체가 중동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개입하는 미국 국방부 등에 비해 소액의 자금을 쓰고도 최근 민주화 시위 사태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민주화 시위의 지도자들이 미국의 이런 단체들에서 뉴미디어 활용법과 선거감시 운동 등을 훈련받았다고 전했다. 이집트의 4월6일청년운동, 바레인인권센터의 지도자들이 대표적인 ‘수혜자’다.
하지만 이런 단체들은 미국 정부나 의회의 후원을 받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표적인 단체인 국제공화당연구소와 전국민주당연구소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외곽단체로, 의회가 개발도상국 민주화 지원을 위해 설립해 매년 1억달러씩을 지원하는 전국민주주의재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다.
최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전문들은 이런 미국 단체들의 개입이 미국 정부와 중동 국가 지도자들 사이의 긴장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외교전문을 보면, 바레인의 관리들은 전국민주당연구소의 정치훈련 프로그램이 부적절하게 야권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불평한 것으로 나온다. 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프리덤하우스와 관계를 맺은 이집트 4월6일청년운동의 아흐메드 마헤르 등 일부 활동가들은 프리덤하우스를 시오니스트 단체로 규정하는 같은 단체 내 활동가들에 의해 반역자로 몰리기도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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