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최대 수감시설 밖서
비밀리에 ‘어른키’ 파들어가
“간수들 술 취해…순찰 없어”
비밀리에 ‘어른키’ 파들어가
“간수들 술 취해…순찰 없어”
영화와도 같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땅굴 탈옥 사건은 준비 과정에서도 비상한 기만술과 치밀한 계획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탈주>나 <쇼생크 탈출>, <프리즌 브레이크> 등 탈옥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를 뺨치는 수준이다.
<가디언>은 25일 새벽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의 사르포자교도소를 탈출한 탈레반 조직원의 주장 등을 토대로, 탈출극이 5개월 전부터 준비됐다고 전했다. 당시 묘책을 강구하던 탈레반이 떠올린 것은 의심을 사지 않으며 안에서 굴을 팔 수 있는 건물이었는데, 마침 교도소 주변을 지나는 고속도로 건너편에 건설업체 수백곳의 건물이 들어서있었다. 미국의 재건 지원금으로 굴러가는 업체들이다.
탈레반 대원 18명은 건설업체로 위장된 곳에서 열심히 땅을 팠다. 건물 안에서는 철제 및 콘크리트 빔들도 만들었다. 이것들은 건축물에 쓰이는 대신 어른 키 높이로 판 땅굴의 지지대로 들어갔다. 320m 길이의 땅굴 안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전등과 함께 통풍장치도 설치됐다.
탈레반은 이런 작업과 탈출 계획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탈레반이 2008년 폭탄 공격으로 900여명을 탈출시킨 바 있는 사르포자교도소는 아프간 남부의 최대 수감시설로, 아프간 정부 쪽에도 상당히 중요한 곳이다.
탈레반은 지난해 3월에도 연쇄 자살 폭탄테러로 파옥을 기도한 바 있다.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500여명이 탈옥한 이번 작전을 사전에 알고있던 수감자는 3명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감자들을 탈출구로 인도하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조절하기도 했다. 마침내 자유를 찾은 탈레반 조직원들은 위장 건설업체에 대기하던 차량들을 타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4시간여에 걸친 탈출을 교도소 쪽이 까맣게 몰랐다는 것은 믿기 어려워, 공모자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교도소 간수들은 늘 술에 취해있거나, 헤로인이나 마리화나를 피우고 잠에 빠진다”며 “탈출이 감행되는 동안 아무도 순찰을 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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