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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팔레스타인 양대정파 ‘분쟁종식’ 선언

등록 2011-04-28 20:25

과도 단일정부 구성-1년 안에 대선·총선 실시 등 합의
아랍 민주화 영향…‘반 하마스’ 미·이스라엘이 걸림돌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 못지않게 수십년간 격렬한 갈등을 겪어온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파, 집권 파타당과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분쟁 종식과 화합을 선언했다.

이집트의 비밀 중재로 카이로에서 협상을 벌여온 양쪽 대표단은 27일 이른 시일 내 과도 단일정부 구성, 1년 이내 대선과 총선 실시 등 5개 조항에 전격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두 정파의 군대를 정부군으로 통합하고, 서로 상대편 포로들을 석방하는 것도 합의에 포함됐다.

아잠 아마드 파타당 협상대표는 “중립적 인물들로 구성되는 과도정부가 대선과 총선을 준비하기로 합의했다”며 “선거는 약 8개월 뒤 치러지며 아랍연맹이 합의 이행을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의 타헤르 누노 대변인도 “양쪽이 협정 초안에 서명했으며 모든 차이점이 극복됐다”고 말했다. 정식 협정서명식은 다음달 초 카이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경 무장 정파인 하마스는 2006년 2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유력한 정치세력으로 떠올랐으나 온건 파타당과 서방은 하마스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하마스는 2007년 6월 팔레스타인 정부군과의 내전에서 승리해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통치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서방은 하마스를 ‘테러집단’으로 낙인 찍고 있어, 이번 합의가 중동평화협상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당장 이스라엘은 짜증 섞인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텔레비전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스라엘과의 평화와 하마스와의 평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두 가지가 공존할 가능성은 없다”고 폄하했다.

중동평화협상을 중재해온 미국은 조심스러운 태도다. 미 국가안보회의의 토미 비에터 대변인은 “미국은 평화 촉진이란 조건에서 팔레스타인 화해를 지지한다”면서도 “어떤 팔레스타인 정부도 폭력을 중단하고, 과거 협정을 준수하며, 이스라엘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아마드 파타당 협상대표는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우리는 하마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민족의 일부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을 일축했다. 하마스 쪽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화해에 관심이 없으며 장애만 돼왔다”고 비난했다.

이번 합의는 아랍권 전역의 민주화 시위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 2월 이집트에선 친미 노선을 걸으며 하마스를 압박해온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쫓겨나면서 이집트의 화해 중재에 힘이 실렸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8일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수천명의 주민들이 정파 화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중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에 고무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 하마스

1987년 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인 아

메드 야신이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의 분파로 설립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종식과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비타협적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아랍어로 ‘저항운동’이란 뜻이다.

■ 파타

1959년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이 팔레스타인 민족주의와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설립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당시 ‘검은 9월단’ 테러로 악명을 떨쳤으나 1990년대 이후 정치협상에 주력해 서방의 테러집단 목록에서도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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