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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파란만장 빈라덴 일대기

등록 2011-05-02 19:52수정 2011-05-02 22:20

빈라덴 생전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빈라덴 생전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10살 사우디 대부호 부친 유산 상속
22살 대소항쟁 아프간 탈레반 지원
29살 알카에다 창설
35살 반미항전미
44살 9·11 테러 감행
54살 피살

2001년 오사마 빈라덴이 기획한 9·11 테러는 이후 10년간 전세계를 ‘테러와의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갔다. 빈라덴은 자신이 일으킨 격랑만큼이나 극적인 삶을 살았다.

빈라덴은 1957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사우디 왕실과도 가까운 사업가이자 대부호였다. 빈라덴은 킹압둘아지즈대학 재학 시절부터 이슬람 원리주의 사상인 ‘와하비즘’에 심취했다. 와하비즘은 18세기 아라비아반도 지역의 저명한 성직자 와하브가 창시한 이슬람 정치·종교운동으로, 이슬람 사회가 세속주의에 물들면서 부패했다고 비판하고 유일신 신앙과 코란으로의 복귀를 주장한다. <빈라덴 집안>이란 책을 쓴 미국 작가 스티브 콜은 2008년 4월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빈라덴은 축구를 할 때에도 긴 바지를 입고 삶의 역할모델을 찾는 수줍어하는 소년이었다”고 평가했다.

와하비즘에 대한 그의 절대적 믿음은 ‘수줍은 소년’을 진정한 이슬람 세계의 실현을 위한 ‘지하드(성전) 전사’로 바꿔놨다. 시를 즐겨 쓰고 금욕이 몸에 밴 생활과,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통해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선 폭력적 투쟁도 정당하다는 믿음은 그에게 전혀 모순이 아니었다. 그는 2001년 11월 파키스탄의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통치하는 아프가니스탄을 ‘유일한 이슬람국가’로 평가했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맞서 싸운 것은 그의 삶의 방향을 결정지은 사건이었다. 아프간 페샤와르 지역으로 건너간 그는 대학 시절 은사 압둘라 아잠과 함께 무크타브 알카다마트라는 조직을 만들어 대소 항쟁을 벌이던 탈레반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했다. 29살이 되던 1988년에는 적극적 군사행동을 주장하며 알카에다를 창설했다. 이때만 해도 미국은 빈라덴이 소련이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는 동지’에서 10여년 뒤 세계가 맞서 싸워야 할 ‘공공의 적’으로 바뀌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빈라덴은 소련군이 아프간에서 패퇴한 이듬해인 1990년 ‘지하드의 영웅’으로 귀국했다. 1991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빈라덴은 외세가 아닌 자신의 조직으로 사우디를 지키겠다고 제안했으나, 사우디 왕정은 미군을 불러들였다. 이때부터 그는 미국과 중동 지역의 친미 국가들에 대항하는 전사가 됐다. 이후 사우디 국적을 박탈당하고 가족과도 멀어지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그가 10살 때 아버지의 사망으로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은 이후 든든한 테러 자금줄로 활용됐다.


빈라덴은 1996년 이후 수차례 무슬림들에게 미국의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말고 살해하라는 파트와(이슬람 칙령)를 발표한다. 1998년 빌 클린턴 정부는 중앙정보국(CIA)에 빈라덴을 붙잡아 오든가 죽이라며 전권을 부여했다. 2007년 조지 부시 정부는 빈라덴의 현상금을 역대 최고인 5000만달러(약 532억원)로 올렸다.

빈라덴은 그동안 여러 차례 동굴 은신설과 사망설이 흘러나왔으나, 그때마다 동영상이나 음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은 종종 아프간의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가 부패하고 무능하며, 파키스탄 정보국은 빈라덴을 숨겨주고 있다고 비난해, 두 나라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나토 당국이 “빈라덴은 살아있으며, 파키스탄 북서부 국경 산악지대의 안가에서 지역민들과 파키스탄 정보요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 빈라덴의 소재와 관련한 상당 수준의 첩보를 입수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로 빈라덴은 2일 새벽(현지시각) 파키스탄 북부 국경지대의 산악마을인 아보타바드의 2층 주택에 숨어 있다가 미국의 끈질긴 추격에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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