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외무장관, 트리폴리 대주교 발언 인용해 밝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69) 국가지도자가 나토의 맹폭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를 벗어나 피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탈리아의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장관은 13일 트리폴리의 한 가톨릭 주교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의 공습으로 부상을 당했을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프라티니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카다피가 트리폴리 바깥에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며 아마도 부상을 당했을 것이라고 알려준 트리폴리 교구의 지오반니 마르티넬리 대주교의 말이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전했다. 마르티넬리 대주교는 카다피 정부군에 대한 나토의 폭격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며 리비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해왔다.
프라티니 장관은 카다피가 국제사회의 압력에 쫓겨 안전한 장소의 피난처를 찾기로 결정했을 수 있다”며 “카다피가 트리폴리를 탈출했을 수 있으나 리비아를 떠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는 사막지역이 있는 넓은 나라”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프라티니 장관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카다피의 피신설을 부인했다. 이브라힘 대변인은 “지도자(카다피)는 전혀 부상당한 바 없으며, 또렷한 정신으로 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토군은 최근 트리폴리에 대한 야간공습을 부쩍 강화해, 카다피의 목숨을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카다피의 막내아들 사이프 아랍(29)의 자택을 공습해 사이프와 카다피의 어린 손자·손녀 3명이 숨졌다. 이후 카다피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11일 국영 텔레비전 방송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자 불과 몇시간 뒤 나토는 다시 트리폴리를 공습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H6s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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