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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네타냐후 반격…오바마 중동 구상 ‘암초’

등록 2011-05-22 20:22수정 2011-05-22 22:25

미, 새 중동정책 발표 이후
이스라엘 총리 “1환상에 기반한 평화, 부서질 것”
유대계 지지 업고 면전서 공격…정책 성패 ‘열쇠’
오바마, 오늘부터 유럽 방문해 지지 확보 나설듯
이스라엘 국경을 1967년 3차 중동전쟁(6일전쟁) 이전으로 되돌리자고 제안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역풍을 만나고 있다. 공격의 선봉에 선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 오바마 대통령이 그를 제어할 수 있을지가 새 중동정책 구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21일 <에이피>(AP) 통신에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 전 경계로 후퇴할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언론이 자신과 오바마 대통령의 의견 차이를 부풀린다면서도, ‘국경 수호’나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향 반대 등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날 백악관 회담은 앙숙들의 만남과 다름없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노려보면서 “1967년 이전 이스라엘은 워싱턴 순환도로의 반 수준인 9마일(14.5㎞) 폭밖에 안 돼 평화를 유지할 수 없는 정도였고, 그 경계에서 전쟁을 반복해 겪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떼어주면 이스라엘 영토의 가장 좁은 부분이 워싱턴 순환도로의 한쪽에서 도시 반대편의 다른 쪽까지 거리의 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방어가 불가능한 선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며 요르단과의 국경에 장기간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환상에 기반한 평화는 중동의 현실이라는 바위에 부닥쳐 부서질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을 ‘현실을 모르는 소리’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장면을 전하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훈계하는 것 같았다고 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 하루 전 새 구상을 발표했을 때 어느 정도 예고된 장면이나,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한테서 면전에서 이런 공박을 당한 것은 이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1967년 이전 경계’가 “이스라엘이 안전을 보장받는” 방법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의 반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강력한 유대인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 연차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인데, 네타냐후 총리도 이튿날 연설이 예정돼 있다. 미국을 엿새나 방문하는 그는 24일 상·하원 합동연설도 한다.

둘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3월 미국 방문 때 공동기자회견은 물론 ‘포토타임’도 갖지 못하는 박대를 당했다. 20일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이런 갈등이 더 표면화된 것으로, 이번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복수한 셈이다.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미국 유대인들의 반발이라는 무기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22일 민주당 소속으로 뉴욕 시장을 지낸 에드 코치가 내년 대선에서 친이스라엘적인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하는 등 일부 지도급 유대인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0년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선 조 리버먼 상원의원은 “오바마는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대인 투표자의 78%는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이 절실한 이스라엘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을 완전히 적으로 돌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안방’을 내주고 23일부터 6일간 유럽을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 등지에서 새 중동정책 구상에 대한 지지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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