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중도쪽 야당·시민 등
네타냐후 강경정책 반발
텔아비브서 대규모 시위
전 모사드 최고책임자도
“영토 내주고 평화 얻어야”
네타냐후 강경정책 반발
텔아비브서 대규모 시위
전 모사드 최고책임자도
“영토 내주고 평화 얻어야”
꼭 44년전인 1967년 6월 4일, 이스라엘 공군기 200여대가 이집트 상공을 뒤덮었다. 이스라엘은 기습공격으로 시작해 6일만에 압승한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집트 시나이 반도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시리아 골란고원을 점령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지금까지도 난마처럼 꼬이게 만든 시발점이었다.
이스라엘의 초강경 아랍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이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내부에서조차 1967년 점령지 반환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이긴 하나 진보좌파 진영뿐 아니라 주류보수 안에서도 이런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4일 저녁 이 나라 최대도시 텔아비브 도심에선 5000여명의 시민이 ‘1967년 국경’에 근거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시위 행진을 벌였다고 현지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는 진보 성향 야당인 하다쉬당과 메레츠당 소속 크네셋(국회) 의원들과 노동당 및 카디마당의 중도·좌파 블록 등 정치권과 피스 나우 등 시민단체들도 대거 참여했다. 유명 극작가 예호슈아 소볼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1967년 국경을 거부한 것은 평화를 거부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독립국은 이스라엘의 이익”, “비비(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라”고 적은 팻말과 깃발을 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구호를 본뜬 “예스 위 켄”(Yes, We Ken) 을 외쳤다. 켄(ken)은 히브리어로 ‘예스’라는 뜻이다. 하다쉬당의 도브 케닌 의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평화로 가는 역사의 장을 닫아버렸다”고 비판했다.
극우파 네타냐후 정권의 강경일변도 대외정책이 진보 진영에서만 역풍을 맞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의 최고 책임자를 지낸 메이르 다간도 “현 정부의 리더십은 비전도 책임감도 없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외교안보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일 텔아비브대 공개 강연에서다. 그 역시 “1967년 영토를 내어주고 아랍권과의 평화를 얻어야 한다”며 “우리가 중동 평화협상의 주도권을 쥐지 않으면 코너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자는 것은 지금까지 들어본 가장 어리석은 말”이라고도 했다. 평화협상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현실주의’인 셈이다.
2002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 제안했던 ‘영토-평화 맞교환’은 국제사회에서 가장 현실적인 중재안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이스라엘의 최고 안보책임자가 이를 지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간은 올초 모사드 국장에서 퇴임하기까지 8년간 시리아 핵의혹 시설 기습폭격(2007년), 헤즈볼라 고위간부 암살(2008년), 하마스 고위간부 암살(2010년) 등을 지휘해 ‘이스라엘의 적들에 대한 대담한 집행자‘라는 평판을 얻은 인물이다. 현지 일간 <마리브>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아랍을 씹어먹는 극우 투사가 말할 때는 자다가도 깨어나야 한다”고 촌평했다.
프랑스는 지난 2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에 이달 또는 다음달 초 파리에서 중동평화협상 재개를 위한 예비접촉을 열자고 제안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4일 프랑스의 제안에 조심스런 환영의 뜻을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아직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6일 전쟁’ 44돌을 맞아 시리아와 레바논, 가자지구 등 국경지대에 수천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최고 수준의 경계를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5일에도 시리아 골란고원 국경에서 월경을 시도하던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발포해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해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시리아 국영 텔레비전 방송이 보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부실 저축은행들 ‘종편’에 수십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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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6일 전쟁’ 44돌을 맞아 시리아와 레바논, 가자지구 등 국경지대에 수천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최고 수준의 경계를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5일에도 시리아 골란고원 국경에서 월경을 시도하던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발포해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해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시리아 국영 텔레비전 방송이 보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부실 저축은행들 ‘종편’에 수십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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