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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리카 간 클린턴, 중국 패권에 ‘견제구’

등록 2011-06-12 19:58

중 자원외교 겨냥 “신식민주의” 우려
잠비아 대통령 “건강한 관계” 반박
“아프리카에서 신식민주의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헨리 키신저 이후 미국 국무장관으로서는 30년 만에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이 강한 어조로 최근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상대국의 주권은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이익을 수탈하는 ‘신식민주의의 주체’에 대해 클린턴 국무장관은 중국이라고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중국을 겨냥한 것이 틀림없는 말이었다.

클린턴 장관은 10일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 방문을 시작으로 5일 동안 탄자니아와 에티오피아 등을 순방할 계획이다. 첫 방문지인 잠비아에서 클린턴의 중국에 대한 강도높은 공세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반 신식민주의’라는 명분으로 묶어세워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제성장을 위해 아프리카의 자원과 에너지가 절실한 중국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클린턴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외국의 현지 프로젝트들이 지속가능한지, 엘리트만이 아니라 아프리카 민중의 이익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우리는 식민지 시대에 현지에 투자해 천연자원만을 빼내 사용하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중국의 전략을 비난했다. 그는 또 “미국의 협력은 원조가 아닌 파트너십에 기초해 있고,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진보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중국과 대비시켰다.

하지만 이미 아프리카는 중국의 안방으로 변했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아프리카를 ‘자원 외교’ 파트너로 정해 수년 전부터 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은 2009년에만 100억달러(10조8300억원)를 아프리카에 투자했고, 교역규모는 지난해 11월까지 집계로 1148억달러(120조6500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030억달러(111조5500억원)에 그친 미국을 넘어서 최대의 교역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미국의 교역이 대부분 원유수입에 머물러 있는 반면에 중국은 여러가지 지하자원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동시에 제조업과 농업까지 손을 뻗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뒤늦은 ‘구애’가 얼마나 아프리카 통치자들의 마음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이야말로 아프리카에 원조만 많이 할 뿐 직접 투자는 거의 하지 않는 대표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아프리카 기업의 대표기구인 아고아(Agoa)의 폴 리베르그 대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미국간 교역의 90%가 에너지 수출이며 이는 아프리카 경제 발전과 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미국의 잠비아에 대한 원조는 3억9000만달러에 이른 반면 기업의 투자는 7900만달러에 그쳤다고 전했다. 잠비아 대통령인 루피아 반다는 클린턴 장관의 말에 “아프리카와 베이징의 관계는 매우 건강하며 장기적인 관계”라며 에둘러 반박했다. 잠비아는 지난달 주요도로를 재건하기 위해 중국으로 부터 1800만 달러를 차관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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