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파줄 모하메드, 소말리아에서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폭탄테러의 핵심 용의자인 파줄 압둘라 무함마드(39·사진)가 지난주 소말리아에서 사살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알카에다의 아프리카 지역 지도자인 무함마드는 지난 7일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일행과 함께 픽업트럭으로 이동하던 중 한 검문소에서 정지 명령을 어기고 달아나려다 소말리아 정부군에 사살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11일 전했다.
무함마드는 사살될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군은 그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5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건 1급 수배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매장했다가 나중에 신원을 확인하는 소동을 벌였다. 소말리아군의 압디카림 유수프 다가바단 참모차장은 “현장에서 발견된 서류들을 검토한 직후에 그의 주검을 파내어 사진을 찍고 유전자(DNA)를 채취하고서야 그가 미국의 수배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함마드는 1998년 8월 미국인 12명 등 224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친 탄자니아와 케냐의 미국 대사관 동시 폭탄테러를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2년 11월 케냐의 휴양도시 몸바사의 호텔 테러를 주모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마침 아프리카를 순방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알카에다의 동부아프리카 지역 지도자인 파줄의 죽음은 알카에다에 대한 중대한 타격”이라며 반겼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알카에다 창설자인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의 은신처에서 미군 특공대에게 사살된 바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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