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두르게 한 뒤 경찰차 주위서 터뜨려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이 8살짜리 여자 아이를 자살폭탄테러의 수단으로 삼았다고 아프간 정부가 주장했다. 상대의 경계심을 풀려고 여성이나 아동을 자살폭탄테러에 이용한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이토록 어린 아이가 희생된 사례는 없었다.
아프간 내무부는 전날 남부 우루즈간주에서 무장세력이 8살 난 여아에게 두르게 한 폭탄 가방이 터져 이 아이가 숨졌다고 26일 발표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아프간 내무부가 “무장세력이 폭발물이 든 가방을 아이에게 건넨 뒤 경찰에게 접근하도록 했으며, 경찰 차량에 가까워지자 원격조종장치로 폭발물을 터뜨려 무고한 아이를 살해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내부무는 다른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에프페> 통신은 아프간 정부가 자살폭탄테러를 사주한 “평화와 안정의 적”이 누구인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탈레반을 가리킬 때 이런 표현을 쓴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정부는 성명 이외에 무장세력의 연계 여부에 관한 증거 등 이번 공격에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편 아프간 동부 로가르주 아즈라에서는 25일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테러로 민간인 35명이 숨졌다. 목격자들은 보건소 앞에 줄지어 서 있던 여성들과 아이들한테 스포츠실용차량이 돌진해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그러나 이번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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