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유엔서 ‘독립국 승인’ 추진 공식화

이스라엘은 가자 구호선단 ‘무력저지’ 방침 밝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독립국가 승인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26일 자치정부가 있는 라말라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어 이같은 방침을 확정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정착촌 동결 거부로 증동 평화협상이 중단된 이후 여러 차례 유엔에서 직접 독립국 승인을 받겠다는 뜻을 밝혀왔으나, 이를 공식 선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지금까지 평화협상에 복귀할만 한 새로운 계기가 없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평화협상을 교착 상태로 몰아간 이스라엘을 애둘러 비난하면서, 유엔의 독립국 승인을 추진키로 한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쪽 평화협상 대표인 사에브 에라카트는 “평화협상 재개와 유엔 승인 추진이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번 조처가 이스라엘의 협상 복귀를 압박하려는 뜻도 있음을 내비쳤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과 남미 지역 상당수 나라들은 유엔의 팔레스타인 독립국 승인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1967년 점령지를 양보할 뜻이 조금도 없는데다, 유엔의 팔레스타인 독립국 승인도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 미국과 독일도 유엔 승인안에는 부정적인 태도여서, 유엔을 통한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번 주 안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할 예정인 10척의 국제 구호선단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은 취재장비를 압수하고 향후 10년간 이스라엘 입국을 불허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외신기자협회는 기자들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위협을 비판하며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 전했다.

　이스라엘의 해상봉쇄를 뚫고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려는 국제구호선단 항해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터키 활동가 9명이 숨진 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시도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올해도 무력 저지할 방침을 분명히 해 긴장이 커지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 항만관리소는 이곳에서 출항예정인 2척 중 87살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등 유대인과 미국인들을 태우고 정박 중인 ‘담대한 희망호’에 대해 출항 금지 조처를 내렸다. 표면적 이유는 ‘항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이나, 이스라엘 쪽의 로비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른 8척은 유럽의회 의원 3명과 이스라엘 의원 1명 등 400~500명의 활동가들을 태우고 유럽의 여러 항구들에서 출항해 지중해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모든 탑승자들은 ‘비무장 민간인’이라고 쓴 티셔츠를 입었으며, 이스라엘군과의 충돌시 비폭력 저항 방법과 비상시 대응요령을 교육받았다고 한다.

조일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