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발부에 반발
“영장 집행 난망…상징적 의미”
“영장 집행 난망…상징적 의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7일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지도자 등 3명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대해 리비아 정부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모하메드 카무디 리비아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형사재판소는 서방이 제3세계 지도자들을 기소하는 도구”라며 “혁명 지도자(카다피)는 아무런 공식 직위가 없으므로 국제법정이 주장하는 혐의와도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리비아는 국제형사재판소 설치 근거인 로마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국제형사재판소의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는 29일 범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와 둘째아들 사이프 알이슬람, 압둘라 사누시 정보부장 등이 반인도주의 범죄를 저지른 증거가 있다”며 “이들이 올해 안에 체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비아 반정부 세력도 카다피 체포영장 발부 소식에 하늘로 총탄을 쏘며 환호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카다피 체포영장을 실제 집행할 수단을 찾기 힘들다. 서방도 카다피 체포영장이 그의 퇴진을 압박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카디피 체포영장에 고무된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 쪽의 협상 제의를 거부하고 군사 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군은 28일 현재 수도 트리폴리에서 남서쪽으로 불과 80㎞ 떨어진 전략적 거점인 바르 알가남 지역까지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100일 넘게 리비아에 공습을 퍼붓고 있는 나토로서도 가시적 성과 없이 군사작전을 멈출 명분을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인도주의적 개입’이 갈수록 ‘체면치레 전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도 딜레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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