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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명암 뒤바뀐 두 부족

등록 2011-08-23 20:45

카다피 배출 카다파족 쇠락
반군 선두 베르베르족 부상
수백개 부족 갈등치유 ‘과제’
리비아 내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예상은 했으나 원치 않았던 ‘부족간 갈등’이라는 변수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지도자의 출신 부족인 카다파족의 쇠락과 전통적인 유목민족인 베르베르족의 급부상이 눈길을 끈다.

트리폴리 서부 나후사 산악지대의 베르베르족들로 구성된 나후사 반군은 이번 트리폴리 진격작전의 최전선에서 결정적 구실을 했다. 리비아 과도국가평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반정부세력의 주축은 전통적 기득권 부족의 중심지인 동부 벵가지 출신이지만, 정작 카다피 정권의 심장부에 맨 먼저 발을 들인 쪽은 서부의 소수민족인 셈이다.

카다피는 1969년 집권 이후 뿌리 깊은 부족주의 문화의 철폐를 내세우며 정치적 통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뒤로는 부족 갈등을 교묘하게 이용해 각 지방의 토호 세력을 견제하고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삼아왔다.

카다피 통치 42년 동안 중부 시르테가 근거지인 카다파족을 비롯해 리비아 최대부족인 와르팔라족과 주와이야족 등 몇몇 친카다피 부족들은 엄청난 정치·경제적 특혜를 받았다. 반면 나머지 대다수 부족들은 철저한 차별정책의 대상이었다.

‘베르베르 시민사회기구’는 벌써부터 리비아 반정부세력의 대표기구인 과도국가평의회 쪽에 자신들의 고유언어인 타마지그트어뿐 아니라 전통문화와 깃발의 복권까지도 ‘포스트 카다피’ 시대의 새 헌법에 명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반면, 그동안 온갖 특혜를 누려온 카다파족은 카다피 정권 몰락 이후에도 부족 안녕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발과 저항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맞아 분출하는 각 부족들의 요구를 조율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무스타파 압둘잘릴 과도국가평의회 의장조차도 22일 <시엔엔>에 “리비아는 향후 수개월 동안 민주화이행 계획에 따라 운영될 것”이라며 “이것이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옵션”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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