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지하터널로 도피 추정
곳곳에 ‘안가’…행방 묘연
곳곳에 ‘안가’…행방 묘연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세력이 버티던 요새 밥 알아지지야가 함락됐으나, 카다피와 그 가족들의 행방은 묘연하다. 카다피가 방송을 통해 ‘전술적 이동’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처럼, 그와 가족들은 모처를 잠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요새 함락 뒤 카다피는 <알우르바> 텔레비전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트리폴리 안에서 은밀히 움직이고 있다”며 “트리폴리가 위험에 처해있다고는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락된 요새는 트리폴리 전역의 중요 지점으로 연결되는 지하터널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와 가족들이 요새에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함락 당시 요새에 있었다면 그들은 이 터널을 통해 도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또 트리폴리와 외곽 여러 곳에 안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투항한 카다피의 측근 압델 살람 잘루드는 <알자지라> 방송에 카다피가 트리폴리 외곽을 전전하며 개인 가옥이나 소규모 호텔, 모스크 등에 피신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를 잡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트나 카다피 출신 부족인 카다파족의 근거지인 사브하로 갔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미국 국방부 등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카다피와 가족들이 현재까지는 리비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국외 망명을 준비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알자지라> 방송은 카다피와 친분이 있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망명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추측을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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