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는 “무장투쟁하라” 음성 메시지 내놔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찾기 위한 ‘추격전’이 계속되고 있다.
리비아 반군은 25일 은둔중인 카다피와 그의 아들들을 수도 트리폴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찾아내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반군들은 카다피 일가가 이틀 전 반군에게 점령된 밥 알아지지야 부근 아파트 단지 내 “작은 굴 안에 함께 있다”며 “오늘 끝장내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반군은 카다피 일가가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던 아파트 단지를 포위하고 일일이 수색했지만 카다피의 흔적을 찾지는 못했다. 카다피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지지자들에게 “적을 쳐부수기 위해 무장 투쟁을 하라”는 음성 메시지를 내놨다.
리비아 반군은 수도 트리폴리를 사실상 장악한 이후, 나토군의 정보와 정찰 지원을 받아 카다피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리엄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25일 위성방송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리비아 과도국가평의회에 정보와 정찰 지원을 제공해 카다피와 카다피 정권 인사들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폭스 장관의 언급은 군용기와 같은 다양한 군사수단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영국 특수부대인 에스에이에스(SAS)가 카다피 수색작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카다피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과도국가평의회를 대표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고 있는 만수르 사이프 나스르 특사는 이날 <데페아>(DPA)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그(카다피)는 여전히 트리폴리 지역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또다른 반군 지도자는 “트리폴리 외곽 150㎞ 안에 있다”며 엇갈리는 답변을 했다.
카다피 진영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이날 <에이피>(AP)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카다피의 은신처 위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도자의 가족 모두가 괜찮다”며 “앞으로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저항을 계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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