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와 다른 아들들은
고향서 결전 준비중인듯
막내 카미스 사망 가능성
고향서 결전 준비중인듯
막내 카미스 사망 가능성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최고지도자의 부인 등 일부 가족이 알제리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카다피의 종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는 고향인 시르테 근처에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제리 외무부는 29일 카다피의 아내 사피아 파르카시와 딸 아이샤, 두 아들인 무함마드와 한니발이 국경을 통해 오전 알제리로 들어왔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첫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난 장남 무함마드는 트리폴리가 함락된 지난 23일 반군에 붙잡혔다 탈출한 뒤 이번에 처음으로 행방이 알려졌다. 그는 리비아 올림픽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섯째아들인 한니발은 해운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변호사인 아이샤는 사설 병원을 운영해 왔다. 아이샤는 만삭의 몸으로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서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알제리는 줄곧 카다피 정부를 지원해 왔기 때문에 탈출경로로 예상되던 국가다. 반군 기구인 국가과도평의회(NTC)는 이날 카다피 가족에 피신처를 제공한 것은 ‘적대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카다피와 나머지 아들의 행방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알제리로 탈출한 가족이 카다피의 후계자 싸움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뿐이기 때문에, 그가 리비아 내에서 최측근들과 함께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은 권위있는 리비아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카다피와 그의 두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과 사디가 트리폴리와 시르테의 중간지점인 바니 왈리드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다는 아무런 징후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카다피의 친위대인 ‘카미스 여단’을 이끌던 막내아들 카미스는 지난 27일 교전중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사이프와 후계자 다툼을 벌이던 넷째아들 무타심도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바니 왈리드와 남서부 도시 세바 등에서는 이날도 카다피군과 반군 사이의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반군에게 포위된 상태에서 카다피 추종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시르테가 최후의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스타파 압델잘릴 국가과도평의회 의장은 “카다피는 마지막 순간에 지독한 일을 할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반군과 서방 연합군에 주문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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