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가 납치·증언강요”
AP “시리아 국영통신 보도”
AP “시리아 국영통신 보도”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이뤄져 왔던 지방도시의 검찰총장이 비디오로 학살을 증언하며 사임했다.
시리아 중부 하마시의 검찰총장인 아드난 바쿠르는 지난 31일 인터넷에 올라온 비디오 증언에서 아사드 정권에 의해 70명 이상이 처형됐고, 수백명이 고문당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 <비비시>(BBC)가 이날 보도했다. 그는 “아사드 정권과 그들의 범죄자들에 항의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바쿠르는 비디오에서 지난 7월31일 하마의 중앙교도소에서 평화적 시위자와 정치활동가 등 72명이 처형됐다고 밝혔다. 또 그는 보안군 요원과 친정부 민병대 ‘사비아’에 의해 420명 이상의 희생자들이 공원 등지에 집단매장됐으며, 이들은 무장요원들에 의해 살해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한 임의적 체포로 약 1만명이 이상이 투옥됐고 △보안기관 지부 등에서 고문이 자행돼 320명 이상이 숨졌고 △하마 지역에서는 군인들이 사람이 있는 가옥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바쿠르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문서들을 만들 것이라며, 비무장 시위대들을 학살한 이들은 내무부의 지방 책임자들, 경찰, 군 정보기관, 공군 정보부 등이라고 주장했다. 이 비디오가 공개되던 날에도, 탱크를 동원한 군병력들은 하마 지역의 가옥들을 급습해 시위대들을 수색했다.
시리아 정부가 서방 언론의 취재를 막아 비디오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가운데, 시리아 국영통신이 ‘테러리스트’(반정부 세력)들이 바쿠르를 지난 29일 납치한 뒤 강제로 비디오 증언을 시킨 것으로 보도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일 전했다. 바쿠르의 운전기사, 경호원도 함께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시리아에서는 라마단이 끝난 뒤 전국적으로 시위가 벌어진 30일에도 적어도 7명이 보안군 요원들에게 사살됐다고 <비비시>는 보도했다. 유엔은 3월 중순 이후 시리아에서 2200명 이상이 살해됐다고 보고했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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