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여성에게 10대의 ‘채찍형’을 선고해 국제적인 비난을 산 사우디아라비아가 결국 하루 만에 형벌을 철회했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29일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형집행을 취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관계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여성운동가 셰이마 자스타니아는 지난 7월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돼 제다시의 법원에서 27일 채찍형 10대를 선고받았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운전하는 것이 불법이다. 압둘라 국왕이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겠다고 발표해 전세계의 칭찬을 받은 지 하루 뒤에 이런 판결이 나오자 전세계 인권단체는 잇따라 사우디를 비난하고 나섰다.
사우디 왕실의 왕자비 중 한명인 아미라 알타윌은 이날 트위터에 “경애하는 국왕 덕분에 셰이마에게 선고된 채찍형이 취소돼 천만다행”이라며 “모든 사우디 여성이 정말 행복해할 것”이라는 트위트를 올렸다. 하지만 이번 소동이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진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듯하다. <에이피> 통신은 올해 안에 또다른 2명의 여성이 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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