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확인 “국내경제 신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 연말까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21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이날 영상 협의를 갖고 이렇게 합의한 뒤 성명을 내 “당초 약속대로 이라크에 있는 우리 병력들이 올해 안에 집으로 돌아올 것이며, 9년간 계속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미국은 2008년 체결한 안보협정에 따라 2011년 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으나, 최근 이라크 치안 상황이 악화되자 4만5000명 규모인 이라크 주둔군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이고 주둔 기간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이라크 정부와 협상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는 이런 움직임을 거두고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이다.
리비아 내전 종식과 이라크 철군 확인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국내 경제회복에 온힘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도 이라크 주둔 미군의 완전철수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이 전쟁들을 끝내면서 우리는 국내 경제를 살리고 내부의 힘을 새롭게 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우리는 전쟁에 1조달러를 투입했으나 이제 우리가 건설해야 할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제안한 ‘일자리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의회에 재차 촉구했다.
그러나 미군 철수를 반대하는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한 목소리로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계획에 대해 ‘외교 실패’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리비아 사태 개입을 비난하던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사망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넓어지자 이런 분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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