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사일 시험발사
네타냐후 등 군사대응 선동
가디언 “미, 선제공격 검토”
제재 강화 위한 수단일수도
네타냐후 등 군사대응 선동
가디언 “미, 선제공격 검토”
제재 강화 위한 수단일수도
이란의 핵시설을 둘러싸고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핵무기 제조’ 의도에 대한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는 서방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군사위협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엔 이스라엘 언론조차 “전쟁 전야”라는 표현을 쓸 만큼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돈다.
이스라엘은 2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텔아비브 외곽의 공군 기지에서 개량형 로켓추진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는 오래전부터 예정된 것이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험발사 미사일 중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이란을 사정권에 둔 예리코 미사일이 포함돼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앞서 지난주에는 이스라엘 공군이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영공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영국이 이란 핵시설을 군사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 “영국 국방부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신속한 미사일 표적 타격을 결심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 경우 영국은 군사작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국방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디언>이 전한 ‘선제공격 검토설’은 꽤 구체적이다. 영국군 작전본부가 향후 수개월 내 공중과 해상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실행될 경우를 가정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군함과 잠수함을 배치할 최적의 장소를 탐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영국 국방부는 미국이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섬을 이란 공격의 기지로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보고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또다른 전쟁을 개시하는 것은 ‘정치적 자해’에 가깝다. 그러나 미 국립전쟁대학 교수 출신인 이란 전문가 샘 가드너는 <가디언>에 “미국은 이란을 선제공격할 생각은 없지만, 이스라엘이 판을 벌일 경우 뒷짐지고 있기는 어려우며 사태에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다음주에 내놓을 ‘이란 핵 보고서’가 이스라엘과 서방의 매파들에게 이란 공격의 명분을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고서에는 유엔 사찰단이 7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란의 핵 관련 연구와 실험을 집약한 방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우파 연정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이 ‘이란 공격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모세 얄론 부총리 등 상당수 각료들은 군사공격보다 국제 제재를 선호하며, 군사공격이 필요할 경우 미국이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3일 보도했다.
<하레츠>는 이날 이스라엘의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과 함께 미국과 영국의 이란 공격 검토설을 전하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속도는 마치 전쟁 전야를 방불케 한다”며 경계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신문은 “일련의 사건들은 면밀히 조율된 것으로, 반드시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라기보다 이란 제재를 강화하려는 수단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 티브이>는 2일 <가디언> 보도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별다른 논평 없이 보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하레츠>는 이날 이스라엘의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과 함께 미국과 영국의 이란 공격 검토설을 전하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속도는 마치 전쟁 전야를 방불케 한다”며 경계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신문은 “일련의 사건들은 면밀히 조율된 것으로, 반드시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라기보다 이란 제재를 강화하려는 수단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 티브이>는 2일 <가디언> 보도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별다른 논평 없이 보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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