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인권 운동가들
‘인종별 통행제한’ 항의운동
‘인종별 통행제한’ 항의운동
팔레스타인 인권 운동가들이 “예루살렘에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권리를 달라”며 196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인종 분리 반대 운동인 ‘프리덤 라이드 운동’을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운동가 6명은 지난 15일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예루살렘까지 가는 유대인 통근 버스를 탔다. 이스라엘이 제한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정착촌에서 예루살렘까지 유대인만을 위한 버스를 운행하는 ‘에게드’ 버스회사에 대한 항의도 포함됐다. 프리덤 라이드 운동은 1960년대 미국 남부의 공공교통에서 벌어진 인종분리 항의 운동이다.
이 운동의 대변인인 후리야 지아다는 이날 성명에서 “자유와 정의, 존엄을 위해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을 포함해 우리의 길과 땅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요구한다”고 선언했다. 6명 가운데 하나인 파디 꾸르안은 “현재 상황을 흔들기 위해 (미국에서 유래한) 시민의 불복종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그의 티셔츠에는 1960년대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과 같은 노래 제목 ‘우리 승리하리라’(We shall overcome)가 적혀 있었다.
이날 예루살렘 북쪽 외곽의 히즈마의 이스라엘 경찰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운동가 바디아 두와이크는 예루살렘 출입 허가를 받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왜 (유대) 정착민들에게는 허가 여부를 묻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두와이크의 옆에 앉았던 나딤 샤라바티는 버스에서 내리라는 요구를 받고 “우리 지역에 들어오는 정착민에게도 허가를 요구하냐”고 물었다. 이스라엘 경찰이 “이것이 법”이라고 하자 샤라바티는 “인종주의 법”이라고 반박했다. 대치 끝에 팔레스타인 운동가들은 몰려온 이스라엘 경찰에 의해 모두 체포됐다.
이 버스에 탔던 유대 승객들은 적대감을 보였다. 말레 레보나 정착촌의 에스테르 코헨은 “안전에 문제가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이 자살 공격을 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또다른 정착민 하나넬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버스를 타라. 여기는 유대인의 땅이다”라고 얘기했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인 예루살렘은 현재 어느 나라의 배타적 주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뒤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했으며, 인구의 64%는 유대인, 32%는 아랍인이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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