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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레바논·이란, CIA 스파이 대거 적발

등록 2011-11-22 20:54

헤즈볼라 10여명·이란서도 30여명 체포
상당수 이중간첩 노릇…처형당할 위기
CIA 흔치 않은 대참사…백악관은 침묵
이란과 레바논에서 정보수집 임무를 띠고 활동해온 미 중앙정보국(CIA) 스파이들이 대거 적발돼 처형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의 정보망이 거의 괴멸된 것으로 추정되며, 중앙정보국 역사상 흔치않은 대참사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21일 레바논 시아파 무장그룹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활동하던 중앙정보국 첩보원 10여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미 <에이비시>(ABC) 방송은 이란에서도 30여명의 첩보원이 붙잡혔다고 전했다.

전·현직 미국 정보 당국자가 확인해준 이 소식은 지난해 정보조직의 최고 책임자들이 중동 지역에서 정보원들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밝힌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붙잡힌 스파이들은 상당수가 ‘이중간첩’ 역할을 하며 헤즈볼라 내부에 투입돼 있던 정보원들이라고 <에이비시> 방송은 전했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6월 자신의 조직에 잠입해 활동하던 중앙정보국 스파이를 적발했다고 자랑했었고, 이보다 앞서 5월에는 이란 당국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위해 첩보를 벌여온 30여명의 스파이를 붙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나스랄라로부터 ‘스파이의 소굴’로 지목된 레바논 미국대사관은 이 주장을 부인했으나, 미 정보 당국자들이 뒤늦게 이 주장은 사실이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전직 중앙정보국 요원인 로버트 베어는 “스파이 전쟁은 당연히 매우 ‘위험한 비즈니스’며 당연히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잡힌 스파이들이 정말 미국을 위해 헤즈볼라를 정탐해온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현직 당국자는 <에이피> 통신에 “이번 사건은 이란과 레바논의 미국 정보 조직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체포된 스파이들은 미국이 레바논과 이란 현지 사정을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요원들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건이 벌어진 데는 이란과 헤즈볼라가 꾸준히 ‘스파이 사냥’ 연구를 계속해온 데 비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첩보원 비밀유지 기법은 그다지 발전하지 않은 데 있다고 당국자들은 지적했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람들의 이동을 추적하는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하면서 스파이를 가려내는 기술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베어는 “한명의 스파이나 정보원을 잃는 일은 스파이 세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후퇴’지만 이렇게 한 거점을 통째로 잃는 것은 ‘대참사’”라며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유일한 원인은 정보원을 잘못 관리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며, 중앙정보국 역시 공식적으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에이비시> 방송은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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