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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총선 시작…군부 움직임 최대변수

등록 2011-11-28 21:05

무바라크 퇴진 뒤 첫 선거
시위대, 군부주도 총선 부정
군사위 정국개입 의지 밝혀
이집트 카이로 시내 곳곳에 세워진 투표소에는 28일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투표를 한다는 아이리스 나와르(50)는 “그동안 우리는 노예처럼 살아왔지만 이제 자유를 위해 투표장에 나섰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30년간의 무바라크 독재가 끝난 뒤 처음 열리는 이집트 총선이 이날 시작됐다. 하지만 축제가 되었어야 할 역사적 의미의 총선은 최근 반군부 시위 등으로 인해 긴장 속에 치러졌다.

이집트 총선은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29일까지 카이로·알렉산드리아 등 권역 선거를 시작으로 내년 1월 초까지 3권역에서 각각 총선이 치러진다. 세차례의 총선에서 뽑힌 498명의 의원과 최고군사위원회가 지명한 10명의 의원은 하원격인 인민의회를 구성한다. 상원격인 슈라위원회의 선거는 내년 1월29일 치뤄질 예정이다. 이렇게 탄생한 의회는 개헌을 추진하는 동시에 내년 6월말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게 된다.

외신들은 이집트의 앞날이 여전히 안갯속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변수는 군부의 움직임이다. 무바라크 축출에서 실권을 쥔 군부는 내년 7월 민간정부가 탄생하면 바로 권력을 내놓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의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선 2주째 군부의 즉각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군경이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 벌써 42여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부상당했다.

시위대는 아예 군부 주도로 치뤄지는 이번 총선을 부정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선거로 탄생한 의회가 군부와 거리를 둘 수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시위대 중 한명인 사미라 호스니는 영국 <비비시>(BBC)에 “우리가 인정한 정권에 실권을 넘기는 것 외에 군사위원회가 제시한 어떤 해결책도 우리는 거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최고군사위원회 의장은 선거 전날 “이집트는 지금 기로에 서 있으며, ‘트러블메이커’가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총선 강행 의지와 함께 정국 개입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미국의 이집트 전문가 브루스 루더포드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대부분의 아랍인들에게 민주화 진전의 사례는 이라크와 레바논이었지만, 이 나라들은 선거를 통해 약해지고, 분열했다”며 “이집트 총선이 똑같은 결과를 낳는다면 아랍 지역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한풀 꺾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50여개의 군소정당이 난립하는데다 야권 최대조직인 무슬림형제단마저 다수 의석을 노리고 시위대를 외면하는 현재 상황을 볼때, 이집트의 미래가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는다고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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