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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대학생들, 영국 대사관 점령 시위

등록 2011-11-30 09:49

‘이란 핵제재 지지’에 반발…직원들 인질 잡기도
난입 2시간만에 통제…테헤란 곳곳 반영국 시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영국 대사관 건물들에 난입하는 폭력사태가 일어났다. 사태가 격화할 경우 1979년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의 재연이 우려되고 있다.

반영국 시위를 벌이던 과격한 이란 학생들이 29일 테헤란의 영국 대사관 건물에 난입해 영국 국기를 철거하고 대사관 서류 등을 건물 밖으로 투척했다고 <에이피> 통신과 <비비시>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영국 대사관 앞에서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시위를 벌이다가 폭동진압 경찰들을 뚫고 대사관저로 난입했다. 시위대의 난입 2시간 만에 경찰이 다시 이들을 몰아내고 상황을 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약 300명의 시위대는 테헤란의 다른 지역에 있는 영국 대사관저에도 들어가 영국 국기를 이란 국기로 대체하고 폭력을 행사했다고 이란 관영 통신 <이르나>(IRNA)가 전했다. 이란 반관영 통신인 <메흐르>는 시위대가 난입하기 전에 대사관 직원들이 피신했으나, 대사관을 점거한 이들은 직원 6명을 한때 인질로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직원들의 부상 여부 등 자세한 상황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날 시위는 이란 의회가 영국과의 외교관계를 격하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지 이틀 만에 벌어진 것이다. 이란 의회는 영국이 최근 이란 핵프로그램과 관련한 서방 주도의 국제제재를 지지하자, 외교관계 격하 조처를 취했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내어 “이 사건에 격노했다”며 “이는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고, 이를 비난한다”고 항의했다.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영국 대사관 접수”와 “영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다가 대사관에 난입했다. 시위대가 난입한 대사관에서는 연기가 새어나왔고, 시위대들은 엘리자베스 영국 국왕의 초상화를 철거해 찢어버렸다.

시위대는 영국 대사관을 ‘스파이 소굴’이라고 부르며 폐쇄를 요구했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뒤 이란 과격파 대학생들은 미국 대사관을 ‘스파이 소굴’이라고 부르며 난입해 대사관 직원 52명을 인질로 잡고 444일 동안 억류 사태를 벌였다. 당시에도 대사관을 점거한 대학생들은 대사관 서류를 내던지고 미국 국기를 철거했다.

대사관 주변에서는 이란 학생들이 영국 국기를 불태우며 경찰과 계속 충돌을 벌여 사태는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다. 영국 대사관저에도 이란 각지에서 올라온 강경파 대학생들이 모여 있는 상황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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