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전 학살·성폭행 책임
ICC 법정 서는 첫 국가수반
* 그바그보 : 코트디부아르 전 대통령
ICC 법정 서는 첫 국가수반
* 그바그보 : 코트디부아르 전 대통령
로랑 그바그보 전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이 30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로 압송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주에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그를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적용한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11월 대선 뒤 발발한 내전에서 자행된 살상과 성폭행 등에 대해 그바그보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바그보가 상대 후보인 알라산 우아타라 현 대통령에게 패하고도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내전이 벌어져 3000여명이 숨지고 피란민 100만여명이 발생했다. 내전은 프랑스군한테 헬리콥터와 장갑차 지원을 받은 반군의 승리로 끝났고, 10년간 집권했던 그바그보는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었다. 현지 언론들은 그바그보를 지지하는 무장세력이 그를 구출하려는 계획을 꾸미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바그보는 2002년 설립된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 서는 첫 전직 국가수반이 된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의 체포영장도 발부했지만 이를 집행할 수단이 없는 상태이고, 역시 체포영장이 발부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지도자는 반군에 붙잡히는 과정에서 숨졌다. 반군도 잔혹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바그보만을 기소하는 것은 ‘승자의 정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수석고문 엘리스 케플러는 “그바그보 쪽이 폭력을 촉발하기는 했지만 양쪽 모두 심각한 범죄에 연루돼있다”고 주장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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