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새 지도자 알자와히리 ‘서방 신고식’
빈라덴 가족 석방 등 요구
빈라덴 가족 석방 등 요구
알카에다가 최근 파키스탄에서 괴한에게 납치된 미국인 워런 와인스타인(70)을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들이 이슬람권 웹사이트 감시단체 ‘사이트’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사이트를 보면, 알카에다의 새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지난 8월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납치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와인스타인의 석방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지난 6월 지도자가 된 뒤 알자와히리가 직접 서구에 공식메시지를 전한 건 처음으로, 오사마 빈라덴 사후에도 지도부의 건재를 과시하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인들이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는 모든 사람들을 구금한 것과 같이 우리도 지난 1970년대부터 미국의 파키스탄 원조에 관여한 이 남성을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파키스탄, 소말리아, 예멘에 대한 공중 폭격을 중단하고, 구금중인 알카에다와 탈레반 요원들, 빈라덴의 가족 등을 모두 석방하면 와인스타인을 풀어주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쪽은 알자와히리가 와인스타인을 억류중이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며 “빈라덴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문서를 보면, 빈라덴의 측근들은 알카에다의 위축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납치 등과 같은 범죄 행위를 기도해왔다”고 말했다.
와인스타인은 파키스탄 내 사업개발 등을 컨설팅하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업체 ‘제이이(JE) 오스틴 어소시에이츠’의 파키스탄 책임자였으며, 지난 8월13일 파키스탄 라호르의 자택에서 총기를 든 괴한에게 납치됐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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