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TV 보도…서방-이란 관계 최악 상황서 돌출
이란군이 자국 동부지역에서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했다고 이란 국영 방송이 4일 보도했다. 이란 국영 아랍어 텔레비전 <알알람>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군이 영내를 침입한 미 육군의 아르큐(RQ)-170 무인기를 동부 이란에서 격추했다”고 보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테헤란의 영국대사관에 난입하는 등 이란과 서방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군 무인기의 이란 영공 침입과 그 격추가 확인될 경우 이란 위기는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방송은 무인기가 언제, 어디서 격추됐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으나, 격추된 무인기는 심한 피해를 입지 않고 상태가 양호하다고 덧붙였다고 <아에프페> 통신은 전했다.
이란의 반관영 통신인 <파르스>도 이란군이 이란 동부 영공을 침입한 미군 스파이 무인기를 격추했으며, 격추된 무인기는 현재 이란군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파르스> 통신은 이란군의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와 밀접한 통신사이다.
지난달 29일 테헤란에서는 이란의 핵개발과 관련해 영국이 서방 주도의 국제제재를 지지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영국대사관에 난입해 영국 국기를 불태우고 한때 점거했다. 이에 영국은 테헤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자국 외교관을 전원 소환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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