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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시아파 겨냥 연쇄 폭탄테러로 수백명 사상
아프간, 종파분쟁까지 겹치나

등록 2011-12-07 20:55

탈레반은 “우리와 무관” 성명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시아파 사원인 아부파잘을 가득 메운 시아파 교도 수백명은 6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날은 이슬람의 선지자인 무함마드의 손자로 시아파의 원조인 이맘 후세인 알리의 순교일인 ‘아슈라’. 후세인이 순교한 달을 추모하는 ‘무하람’의 절정인 날로 아프간에서는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갑자기 폭탄이 터졌고, 사원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54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했다. 비슷한 시각, 아프간 북부 도시 마자르이샤리프의 최대 시아파 사원에서도 자전거에 장착된 폭탄이 터져, 4명이 사망하고 17명 부상했다.

이번 테러사건은 정부 관리나 외국군 군속을 겨냥했던 앞선 테러와 달리 시아파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아프간에 또다른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동안 다수 수니파와 소수 시아파 간의 긴장은 있었으나 노골적 분쟁은 없었던 아프간에, 종파분쟁까지 겹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소련 침공 시절 양대 종파는 공동의 대소투쟁을 벌였고, 내전 기간에는 지역별·민족별 분쟁이 벌어졌다. 수니파인 탈레반 정권 시절에도 시아파에 대한 억압이 두드러지진 않았다. 특히 탈레반이 축출되고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뒤 시아파의 종교활동은 더욱 자유롭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역과 민족 갈등이 종파분쟁으로 비화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시아파는 인구의 20% 정도로 추정되고, 주로 타지크와 하자라족이다. 다수 민족인 파슈툰족이 수니파인 것에 비해, 시아파는 인종적으로도 소수이다.

외세의 개입도 의심된다. 이란은 시아파를, 파키스탄은 수니파를 지원하며,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 종파간의 갈등은 이들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탈레반은 즉각 “이번 테러와 무관하다”는 성명을 냈지만, 탈레반의 소행을 의심하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

독일 본에서 열린 아프간 지원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날 영국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즉각 귀국했다. 미군 철수를 앞두고 있는 아프간 분쟁은 이제 종파분쟁까지 겹쳐지는 최악의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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