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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긴장 높아가는 호르무즈…3월 이란총선이 분수령 될 듯

등록 2012-01-09 20:58수정 2012-01-09 22:10

혁명수비대 대규모 훈련 이어 ‘미국간첩’ 사형선고
하메네이 보수파, 아마디네자드 신보수 견제 양상
선거 앞둔 두 세력 선명성 경쟁도 긴장고조에 한몫
호르무즈 해협에 감도는 군사적 긴장감의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란과 미국이 가시돋친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는 최근 이 지역에서 열흘간의 대규모 해군기동훈련을 한 데 이어 다음달에도 페르시아만에서 해군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이란 법원은 9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스파이 혐의로 최근 기소된 이란계 미국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등 거침없이 미국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세계 원유수송의 핵심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은 우선적으론 이란의 핵프로그램 강행과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추가 제재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과열 조짐마저 보이는 양쪽의 갈등은 이란의 국내 정치 구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오는 3월2일 치러질 이란 총선이 현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치적 갈등관계인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번 총선을 서로 자신의 적법성과 정통성을 다지는 계기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다.

올해 이란 총선은 지난 2009년 부정선거 시비가 거셌던 대선에서 아마디네자드가 재선한 이후 전국적으로 처음 치러지는 선거이다. 현재 이란 의회는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한 이슬람 보수파가 세속적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신보수파인 아마디네자드를 견제하는 구도다.

하메네이는 8일 “이란에서 선거는 항상 도전적인 이슈였다”며 “국민들은 이번 총선이 국가 안보에 해가 되지 않도록 유념해 달라”고 말했다. 헤이다르 모슬레히 정보장관도 “이번 총선은 이란 이슬람공화국 역사상 가장 민감한 선거”라고 거들었다. 그는 특히 이날 내각 회의 뒤 “3월 총선을 방해하려던 미국 스파이 여러 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 텔레비전>이 보도했다.

이슬람 보수파가 아마디네자드 정부보다 미국 등 서구 사회에 더 강경한 태도이긴 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도 이슬람 성직자 권력을 옹위하는 이란 최정예 혁명수비대가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선 양쪽이 민심을 잡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서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란 반체제 인사인 아흐마드 살라마티안 전 의원은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2009년 대선은 모든 정치세력들의 경쟁이었지만, 그 뒤 정권이 야당을 배제하면서 이번 총선은 ‘닫힌 집단’ 내부의 경쟁이 됐다”고 지적했다. 2009년 대선 당시 야당 후보였던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와 메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은 지난해 2월 이래 1년째 가택연금 중이다. 이란 야권 일부에선 이미 총선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결국 이번 총선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지지세력과, 하메네이에 가까운 보수세력의 대결이 될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살라마티안은 “이란 당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선거를 앞두고 군사안보적 긴장으로 국내 불만세력을 누르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한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8일부터 닷새간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쿠바, 에콰도르 등 남미 순방길에 올라, 전통적 우방국들의 지지와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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