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20% 농축 시설 확인”
이스라엘 등 관련국 대응나서
이스라엘 등 관련국 대응나서
이란이 새로운 장소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는 이란 언론의 최근 보도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장을 기정사실화하고 대응전략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9일 이란이 중북부 종교도시 콤 인근의 산악지대에 있는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20% 농축 우라늄 생산을 개시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 기구의 길 튜더 대변인은 “포르도 시설의 모든 핵물질은 국제원자력기구의 규제와 감시하에 있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 주재 이란 대사인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도 이날 “나탄즈와 포르도에서의 우라늄 농축을 비롯한 이란의 모든 핵 관련 활동은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고 있다”며 서구의 흑색선전을 반박했다고 이란 관영 <파르스>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기존 나탄즈 핵시설에서만 이미 8000여개의 원심분리기가 가동중이라고 덧붙였으나, 포르도 핵시설의 자세한 규모나 농축우라늄 생산능력은 보도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림으로써 서구의 압박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라늄 농축은 순도를 20%까지 높이는 과정이 전체 공정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20% 농축 우라늄 양산은 무기급인 순도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 생산의 직전 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국가안보연구소(INSS)는 이란이 향후 1년 안에 핵무기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이란의 핵실험 이후 대응 시뮬레이션을 검토한 보고서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제출했다고 9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차단에 주력해왔으나,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가 나온 이후 ‘핵보유국 이란’에 대비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꾼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란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중동 지역의 ‘힘의 균형’에 중대한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우 미국은 이스라엘과의 방위조약 강화를 제안하되 이스라엘의 보복 조처는 제지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가 중동지역의 핵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과 공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