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중 2명 밝혀져…미 국방부, 평화협상 의식 긴급진화
탈레반 대원들의 주검에 소변을 본 미국 해병대원들의 신원이 밝혀졌다. 사건의 파장을 우려한 미군은 즉각 내사와 기소 절차에 들어갔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13일 미국 해병대가 동영상에 등장한 4명 중 적어도 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이들의 정확한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지 언론들은 해당 부대가 해병대 2사단 2연대 3대대이며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해 노스캐롤라이나 캠프 러준에 배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11일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되기 시작한 이 동영상에는 탈레반 대원으로 보이는 3명의 주검 위로 미군 해병대 복장을 한 4명이 소변을 뿌리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미 당국은 재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은 아프가니스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동영상 속 장면이 매우 “개탄스럽다”며 즉각 조사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2014년 아프가니스탄 완전 철군을 앞두고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사태가 확산될 경우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 동영상은 중동 지역에서 큰 반발을 부르고 있으며, 반미 시위가 촉발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동영상은 매우 충격적이지만 협상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지난주 탈레반 국외 연락사무소가 카타르에 설치되기로 결정된 이후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는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카르자이 대통령이 회담에 동의하기만 하면 수주 안에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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