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규탄하다 군부 정조준…사망 10여명·부상 수천명
지난 1일 발생한 이집트 축구팬 ‘난동사건’의 불똥이 격렬한 반군부 시위로 옮겨붙고 있다. 3~4일 이틀 동안 카이로 도심에서 일어난 반군부 시위로 사망자는 12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수천명을 훌쩍 넘겼다.
홈팀과 원정팀 응원단 간의 유혈극으로 74명이나 숨진 최악의 축구장 폭력사건이 반군부 시위로 옮겨 붙게 된 이유는 이렇다. ‘울트라스’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카이로 축구팀 ‘알알리’의 젊은팬들, 축구장 참사 사건에서 홈팀 응원단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난투극을 벌였던 이들은 무바라크 정권을 몰아내며 이집트에 ‘아랍의 봄’을 불러온 주축세력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시위는 대참사를 막지 못했던 경찰의 무능을 규탄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사복을 입은 경찰이 먼저 폭력을 유도했다든가 경찰들이 폭력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멀뚱하게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확산되면서 시위는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부를 정조준하는 시위로 변해가는 중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3일 오전 경기장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수백명의 축구팬이 타흐리르 광장에서 군부 퇴진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과 합류하면서 시위는 격화되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내무부 청사를 주목표로 삼았고, 이를 방어하려는 경찰과 큰 충돌을 일으켰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시위 속에서 인명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군부를 이끄는 최고군사위원회는 3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집트가 “역사상 가장 위험하면서도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다”고 밝힐 정도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영국 <비비시>(BBC)는 광장에 모인 사람들 중에서는 내무부로 진격하면서 인명 피해가 커지는 상황을 우려해 광장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우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성난 젊은 축구팬들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집트 과도정부는 이집트 축구협회 임원진을 해고하고 경찰 조사를 벌이는 등 파장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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