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함 더하는 시리아 정부군
탱크 300대 도시포위 무차별 포격…신생아등 수백명 사상
러, 정부군에 반군 정보 제공 의혹도…시위대는 “결사항전”
탱크 300대 도시포위 무차별 포격…신생아등 수백명 사상
러, 정부군에 반군 정보 제공 의혹도…시위대는 “결사항전”
“홈스에 로켓탄이 비처럼 쏟아졌다.”
시리아 반독재 민주화 시위대를 11개월째 무차별 학살하고 있는 바샤르 아사드(47)의 정부군이 8일 시위 중심도시인 중부 홈스의 바바 아무르 지역에 탱크와 대포를 동원한 최악의 포격을 퍼부었다. 이날 인터넷에 올라온 한 동영상에서 현지 의사인 무함마드는 곳곳에 널부러진 주검들을 가리키며 “새벽 5시부터 포격이 시작됐다. 3시간 동안 200발이 넘는 포탄이 날아들었는데 희생자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현지 주민 왈리드 파라는 이날 영국 <가디언>과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우린 처절히 죽어가고 있다. 이건 군인 대 민간인의 전쟁이다. 당신도 로켓탄과 폭음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울부짖었다. 그는 홈스 인근 알칼리이데 지역에서 승합차에 빵을 싣고 바바 아무르 지역으로 들어오던 남자 4명이 저격수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덧붙였다.
활동가 파레스 무함마드는 “300여대의 탱크가 홈스를 사방에서 포위하고 있다”며 “도시엔 가스와 연료도 바닥났다”고 전했다. 그는 “민가 지하실에 야전병원을 만들었는데 의료장비가 없는데다, 정부군이 소방서와 병원 등을 최우선 공격목표로 삼아 부상자를 치료할 곳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홈스의 한 병원엔 전기가 끊겨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18명이 숨지는 등 이날도 최소 27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한다.
또다른 활동가 라지는 “정부군 장갑차들이 바바 아무르 외곽에 진입하는 것을 촬영했다”며 “그들이 도시로 들어오면 우린 마지막 숨이 끊어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전세계보다 더 강하다고는 믿지 않는데 왜 세계가 우리를 지원할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리아 정권은 지난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결의안이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부결된 직후부터 중서부 홈스와 하마, 북부 이들리브, 남부 다르아 등 시리아 전역에서 시위대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공격을 시작했다. 특히 반정부 자유시리아군(FSA)군 활동 거점인 홈스를 바깥세계와 차단한 채 9일로 엿새째 포격을 가하며 대량살상을 저지르고 있다. 홈스에서만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나 정확한 집계는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에 우호적인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에게 무장반군의 위치 정보를 제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뉴스통신 <리아 노보스티>는 8일 범아랍계 신문 <아샤라크 알아우사트>의 보도를 인용해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함께 시리아를 방문한 미하일 프라드코프 외무부 정보국장이 자유시리아군의 주둔지와 주력부대의 위치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과 지도를 아사드 정권에 건네줬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런 보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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