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8개월새 최고…금수 조처 확산 ‘변수’
이란, 영·프 수출길 막히자 새 판로 개척 안간힘
이란, 영·프 수출길 막히자 새 판로 개척 안간힘
세계 3위의 원유 수출국 이란과 서구가 ‘원유’의 수출과 수입 금지를 무기로 강도높게 부딪치고 있다. 서구 등 국제사회는 국제 유가 상승 우려에, 이란은 새 시장 판로 개척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일일 원유수출량의 17%를 차지하는 시장이 막히는 셈이다. 이란은 19일 영국과 프랑스에 원유수출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에 대한 보복성 선수를 친 셈이다. 이란 국영석유회사는 이날 유럽의 일부 정유사들에게 “2~5년짜리 장기계약을 하지 않으면 원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통보 서한을 보냈다고 이란 <메르> 통신이 전했다. 알리레자 니크자드 이란 석유부 대변인은 “영국과 프랑스 회사에 팔던 원유를 ‘새로운 고객들’로 대체했다”고 발표했으나 새 고객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9일 “이란이 지난해 원유 수출량의 23%에 이르는 하루 50만배럴의 여분 원유를 중국과 인도의 정유사에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석유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은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3월 중순까지 새 원유 고객을 찾지 못할 경우 지난해 유럽 정유사들에 판매한 것과 맞먹는 분량의 원유를 따로 저장하거나 원유 생산을 줄여야 한다. 어느 쪽이든 국제 유가에 상승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란 원유를 수입하던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와 아직 금수조처에 동참하진 않았지만 이란 원유 비중을 줄이고 있는 일본·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일제히 새 수입선을 찾아나설 경우 유가 상승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이런 우려 등을 반영해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우리나라 유가에 반영되는 싱가포르 국제현물시장에서 20일 브렌트유가 최근 8개월새 최고인 배럴당 121.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란이 새 고객을 확보할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이달초부터 유럽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왔으며,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아시아도 이런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인도 등 미국 중심의 이란 제재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원유 수입 ‘큰손’들의 태도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확인되진 않았지만, 이날 이란 <테헤란 타임스>는 이란의 국가석유공사가 중국국제석유화공연합공사(UNIPEC) 쪽과 원유 수출량을 지난해 대비 배 이상으로 늘린 하루 50만 배럴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은 지난 18일 자국 군함 2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지중해 연안의 시리아 타르투스항에 입항했다고 이란 <프레스 텔레비전>이 보도했다. 시리아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벼르고 있는 이스라엘의 바로 윗쪽 접경국이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즉각 “이란 군함의 시리아 파견은 도발이자 무력 장난”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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