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말리 내전에 세계유산 ‘팀북투’도 위태

등록 2012-04-02 20:55

800년 된 진흙 이슬람사원 도시…반군쪽 로켓공격 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800년 묵은 진흙 이슬람 사원 도시로 유명한 말리의 팀북투가 포화에 휩싸였다. 지난달말 발생한 쿠데타 이후 깊어지는 혼란에 유탄을 맞은 것이다.

<에이피>(AP) 통신은 1일 팀북투가 투아레그 부족 반군의 로켓과 소총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확한 피해상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교전은 그리 길지 않았으나 진흙 재질이 물리적 공격에 취약한 만큼 큰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있다. 패퇴한 정부군이 전열을 가다듬고 도시 탈환을 위해 반격할 경우 피해는 확산될 수도 있다.

팀북투는 서부 아프리카 교역의 중심지로, 13~16세기 전성기에는 아프리카 최대 오아시스 도시였다. 이곳은 ‘갈색의 중동’과 ‘검은 아프리카’가 만나는 접점으로 여겨졌으며, 금과 상아 등 아프리카 특산물 상당수가 이곳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또한 낙타가죽에 쓴 책들이 가득 보관된 도서관이 자리잡은, 아프리카 지식의 보고이기도 했다. “금은 남쪽에서 나고, 소금은 북쪽에서 나며, 진정한 지식은 팀북투에서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또한 팀북투에는 진흙으로 쌓아올린 이슬람 사원들이 여러곳 있는데, 매년 우기에 진흙이 씻겨 내려가면 다시 흙을 발라서 보강하는 방식으로 800년이나 계속돼온 중요한 인류 문화유산이다.

팀북투를 공격한 투아레그 부족은 말리 북부에 주로 사는 유목민으로, 예전부터 독립을 주장하며 정부군과 심심찮게 교전을 벌여왔다. 이 부족은 또 팀북투를 처음 세운 사람들의 후손이기도 하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발생한 쿠데타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팀북투를 비롯해 키달과 가오 등 북부 주요도시들을 지난 주말 장악했다.

쿠데타를 성공시켰던 아마두 사노고 대위는 이날 “헌법을 회복시키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구성된 정부에 정권을 이양하겠다”며 사실상 쿠데타 무효선언을 했다. 투아레그 반군의 공세가 거세지고,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의 경제적 압력에 군부 내부 반목까지 합쳐져 정권을 유지하기 힘들어지자 선택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 선거를 실시할지, 사노고 대위 자신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지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사노고 대위는 지난달말 군에 대한 지원이 시원찮은 데 불만을 품고 폭동을 일으킨 군인들의 구심점이 된 뒤 대통령 아마두 투마니를 쿠데타로 몰아내고 수도 바마코를 접수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참여정부 문건과 MB정권 문건 무엇이 다른가?
“민간인 불법사찰, 여당에 불리할 것” 67%
미국 18주만에 터진 메가복권 당첨금이 무려…
호랑이는 풀을 먹지 않는다 “그게 이종범이니까”
내가 살찌는 것은 유전자 탓?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