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2인자였던 오마르 술레이만
무바라크 2인자 술레이만
이집트 대선 후보로 등록
시민세력 반발…정국 긴장
이집트 대선 후보로 등록
시민세력 반발…정국 긴장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2인자였던 오마르 술레이만(76·사진)이 이집트 대선 후보로 등록해 야권과 시민 봉기 주도 세력이 반발하고 있다. 과도정부를 운영하는 군부가 사실상의 집권 연장을 위해 술레이만을 밀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정국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18년간 정보기관인 총정보국의 수장을 지내고 지난해 부통령으로 무바라크의 퇴임 과정을 관리한 술레이만이 8일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을 몇분 앞두고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술레이만은 지난주 초만 해도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생 군인으로 산 자신은 출마하라는 지지자들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며 지난 6일 입장을 번복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술레이만의 출마에 야권은 “혁명에 대한 모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올해 초 총선에서 의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로 내세운 카이라트 알샤테르(62)는 “술레이만은 실수를 한 것”이라며 “그는 선거 결과를 조작해야만 이길 수 있는 인물로, 그렇게 하면 다시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주의 성향인 자유이집트당의 아흐메드 카이르 대변인도 “혁명에 총격을 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안팎에서는 술레이만이 군부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도정부는 5~6월 대선 1차 또는 결선 투표 뒤 정권을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밝혔지만, 기득권 유지를 위해 술레이만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군부는 무바라크를 기소했지만 술레이만에 대한 처벌 요구는 수용하지 않고 있었다. 미국도 술레이만과 관계가 원만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술레이만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아무르 무사(76)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30%가량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술레이만 등은 8~10%에 그쳤다. 이 조사가 실시될 때에는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를 내세우지 않은 상태였다. 응답자의 70%가 이슬람주의 성향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한 점을 보면, 무슬림형제단이 만든 자유정의당의 알샤테르도 무사와 함께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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