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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두개의 수단’ 이번엔 동족간 오일전쟁 예고

등록 2012-04-25 21:28

분리 독립 9개월만에 전운
남수단, 북수단 유전지대 공격
재탈환 거듭하며 전면전 양상

‘200만 사망 내전’ 증오 더해져
피비린내 나는 전쟁 재연 예고

수단의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은 지난해 7월9일 남수단의 수도 주바에서 열린 독립기념식에 참가해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의 형제 남수단의 독립을 축하한다”며 “둘이 협력해 긍정적이고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남수단 대통령 살바 키르의 손도 굳게 잡았다. 수단은 ‘가장 젊은 나라’ 남수단의 193개국째 국제연합(UN) 가입도 적극 찬성하며 우애를 과시했다. 그로부터 9달이 지난 지금, 두 나라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목전에 서있다.

지난 10일 국경 유전지대인 헤글리그를 남수단이 전격 장악하고 수단이 이를 탈환하면서 벌어진 분쟁이 두 나라 사이의 전면적으로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을 방문중인 남수단 살바 키르 대통령은 24일 후진타오 주석에게 “수단이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정확히 했다. 수단 쪽 또한 “남수단이 우리를 식민지로 만드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며 ‘임전무퇴’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충돌은 사실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평가다. 영국 식민지였던 수단은 2차대전 뒤 독립했고, 이슬람 세력이 지배하는 현재의 수단과 토착종교와 기독교 등이 혼재된 분리독립 세력(남수단)으로 나뉘어 20여년간이나 피 튀기는 내전을 벌여왔다. 이 내전 와중에 200만명 이상이 숨져, 두 진영은 서로에게 뿌리 깊은 증오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2005년 수단 중앙정부와 현재 남수단의 집권세력인 수단인민해방군(SPLM) 사이에 맺어진 나이바샤 협정에 따라 지난해 국민투표를 통해 남수단이 독립했지만 평화 상태가 오래 가기는 힘들다는 예상이 나오던 것도 이 때문이다.

수단 알바시르 대통령은 공공연하게 수단인민해방군을 “벌레들”이라고 부른다. 중부 아프리카에서는 가장 경멸적인 표현 중 하나다. 남수단은 수단인들을 “젤라바”(노예상인)라고 부른다. 역시 아프리카에서는 매우 경멸적인 표현이다.

두 나라 사람들간의 반목도 우려될 수준이다. 수단에서는 이번 기회에 주바로 진격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고, 남수단에서는 헤글리그에서 후퇴한 군부를 비난하고 전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이 남수단에 헤글리그로부터 철수를 요구한 탓에 반기문 사무총장도 ‘공적’이 됐다.

양국의 집권세력이 전쟁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단과 남수단 모두 국민들이 물가 인상, 생필품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는 가운데 ‘디자이너 정장을 입고 롤렉스를 찬’ 호화생활을 하는 집권세력에 대한 불만이 비등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런 불만을 외부에 돌려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심산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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