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수난? 풍자화의 수난?
남아공 주마 성기묘사 논란 이어
전시장에서 페인트칠로 그림 훼손
남아공 주마 성기묘사 논란 이어
전시장에서 페인트칠로 그림 훼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통령의 성기를 묘사한 그림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그림은 두 남성에 의해 훼손됐고, 그림을 전시했던 갤러리는 문을 닫았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굿맨 갤러리’에 걸린 제이콥 주마 대통령의 풍자화가 백인과 흑인 두 남성에 의해 훼손(사진)됐으며, 갤러리는 엄청난 협박 때문에 잠시 문을 닫았다고 22일 보도했다.
화가 브레트 머레이가 그린 ‘창’(The Spear)라는 이름의 이 그림은 제이콥 주마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레닌처럼 묘사했고, 옷을 입고 있지만 성기의 모습을 뚜렷하게 그려놓았다. 이 그림은 공개되자마자 남아공 전역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이 그림이 “인격모독”이자 “인종차별”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여당은 그림을 전시하지 못하도록 갤러리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갤러리 쪽은 ‘표현의 자유’라며 그림을 계속 전시해 논란을 키웠다. 이 그림은 ‘도둑들에게 영광을’이라는 제목이 붙은 전시회 출품작 중의 하나이며, 이 전시회는 그 뿌리가 공산주의에 닿아있는 여당의 부패상을 풍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갤러리 쪽은 밝혔다.
이 그림은 결국 22일 백인과 흑인 2인조 남성에 의해 빨간색, 검은색 페인트로 뒤덮여 훼손됐다. 이들은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갤러리 쪽은 다른 관람객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일시적으로 갤러리 문을 닫겠다고 밝혔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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