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 도운 파키스탄 의사 30년형
빈라덴 혈족 혈액 CIA에 제공
부족재판서 반역죄 선고받아
미, 석방 촉구…미-파 갈등
부족재판서 반역죄 선고받아
미, 석방 촉구…미-파 갈등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작전을 도운 파키스탄 의사가 최소 30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난해 빈라덴 은신처를 확인하기 위해 펼친 ‘위장 예방접종작전’에 고용됐던 파키스탄 의사 샤킬 아프리디가 최근 카이바르 지방의 부족재판에서 반역 혐의로 30년형과 벌금 3500달러 상당을 선고받았다고 외신들이 23일 보도했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형기는 3년이 더 는다.
아프리디는 빈라덴의 아보타바드 은신처에 있던 어린이에게 B형간염 백신주사를 놓아주며 채취한 혈액을 중앙정보국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보국은 이 혈액의 디엔에이를 미국에서 숨졌던 빈라덴 여동생의 것과 비교분석해, 이 아동이 빈라덴의 혈족임을 알고 빈라덴의 은신을 확인했다. 아프리디가 공작 대상이 빈라덴인지를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의 변경 연방부족자치구의 부족재판은 자치단체장이 재판장을 맡는 간이재판이지만, 파키스탄에선 정식재판과 효력이 같다. 현재 페샤와르의 감옥에 수감중인 아프리디는 재판정에서 변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자국 시민이 외국 정보기관에 협조했다면 어떤 국가라도 이러한 조처를 취했을 것이라며 아프리디의 처벌을 옹호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아프리디의 혐의가 근거가 없다면서도 이번 선고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아프리디의 체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그의 석방을 촉구해왔다. 파네타 장관은 지난 1월 “테러리즘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해 이런 조처를 취한다면 이는 정말로 실수”라며 “아프리디는 파키스탄에 대해 결코 반역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빈라덴 사살작전을 자신들의 주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비난하며, 빈라덴 사살에 관련된 자국 시민들을 체포해 미국과 긴장관계를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사살작전 당시 미군 헬기의 재급유를 돕거나, 빈라덴 은신처 근처에서 불꽃을 쏘아 미군 헬기의 착륙을 유도한 이들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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