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 세력 ‘샤비하’ 소행 드러나나
군복에 피묻은 하얀운동화…훌라 학살 ‘유령’ 잡는 단서될까
군복에 피묻은 하얀운동화…훌라 학살 ‘유령’ 잡는 단서될까
태생은 마약·무기 밀매 조직
훌라서 잔혹 학살 주도한 듯
수니파도 대항 무장조직 준비
‘학살 이은 보복’ 악순환 우려 시리아 북부도시 훌라의 소년 압델 라자크(10)는 ‘그날’ 있었던 일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지난 25일, 정부군의 맹렬한 포격이 끝난 뒤 군복을 입은 사내들이 시내로 진입했다. 마을로 들어온 이들은 눈에 띄는 이는 여자와 아이를 가리지 않고 살육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옷은 군복이었지만, 신발은 ‘하얀색 운동화’였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 “하얀색 운동화 같은 작은 디테일이 이번 참극이 단순히 바샤르 아사드(47) 정부군의 소행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잇단 증언으로 시리아를 지배하는 시아파 소수 종파인 알라위파의 폭력단체 ‘샤비하’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 시리아에서 샤비하의 역사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의 29일 보도를 보면, 1970년 바샤르 현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아사드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을 무렵, 지중해 해안도시 라타키아를 중심으로 상인들에게서 보호세를 뜯고 무기와 마약을 밀매하는 샤비하라는 폭력조직이 등장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일가와 같은 종파인 알라위파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부의 비호 아래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 영국 런던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서구형 엘리트’였던 바샤르 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밀월관계는 끝이 났고 조직도 자연스럽게 힘을 잃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시작된 시리아의 민주화 시위가 모든 상황을 바꿔 버렸다. 샤비하의 대원들은 바샤르의 동생 마헤르가 지휘하는 제4기갑사단에 대거 참여해 정권 보위를 위한 잔학극에 뛰어들었다. 애초 ‘유령’이라는 아랍어에서 유래된 샤비하라는 이름은 현재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친정부 무장단체’라는 뜻으로 통하고 있다. 시리아의 한 주민은 <로이터> 통신에 “이들은 시리아 인구의 다수인 수니파 주민들을 상대로 종교적인 학살에도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이들에 대항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수니파 무슬림들을 중심으로 샤비하에 대항하기 위한 무장조직이 홈스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간의 증오는 앞으로 더 큰 학살과 보복이라는 악순환을 예고하고 있다. 훌라 참극에서 보듯 시리아 사태는 이제 정부의 직접적인 지시를 벗어나 자발적으로 확산되는 집단 광기의 단계로 접어든 듯하다. 알라위파에 대한 반감이 커져가면서, 거꾸로 알라위파의 평범한 농민까지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샤비하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카재단의 란다 슬림 연구원은 “우리는 이곳에서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화보] 2012 FIVB 세계여자비치발리볼 서울 챌린저 대회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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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서 잔혹 학살 주도한 듯
수니파도 대항 무장조직 준비
‘학살 이은 보복’ 악순환 우려 시리아 북부도시 훌라의 소년 압델 라자크(10)는 ‘그날’ 있었던 일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지난 25일, 정부군의 맹렬한 포격이 끝난 뒤 군복을 입은 사내들이 시내로 진입했다. 마을로 들어온 이들은 눈에 띄는 이는 여자와 아이를 가리지 않고 살육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옷은 군복이었지만, 신발은 ‘하얀색 운동화’였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 “하얀색 운동화 같은 작은 디테일이 이번 참극이 단순히 바샤르 아사드(47) 정부군의 소행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잇단 증언으로 시리아를 지배하는 시아파 소수 종파인 알라위파의 폭력단체 ‘샤비하’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 시리아에서 샤비하의 역사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의 29일 보도를 보면, 1970년 바샤르 현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아사드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을 무렵, 지중해 해안도시 라타키아를 중심으로 상인들에게서 보호세를 뜯고 무기와 마약을 밀매하는 샤비하라는 폭력조직이 등장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일가와 같은 종파인 알라위파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부의 비호 아래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 영국 런던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서구형 엘리트’였던 바샤르 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밀월관계는 끝이 났고 조직도 자연스럽게 힘을 잃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시작된 시리아의 민주화 시위가 모든 상황을 바꿔 버렸다. 샤비하의 대원들은 바샤르의 동생 마헤르가 지휘하는 제4기갑사단에 대거 참여해 정권 보위를 위한 잔학극에 뛰어들었다. 애초 ‘유령’이라는 아랍어에서 유래된 샤비하라는 이름은 현재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친정부 무장단체’라는 뜻으로 통하고 있다. 시리아의 한 주민은 <로이터> 통신에 “이들은 시리아 인구의 다수인 수니파 주민들을 상대로 종교적인 학살에도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이들에 대항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수니파 무슬림들을 중심으로 샤비하에 대항하기 위한 무장조직이 홈스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간의 증오는 앞으로 더 큰 학살과 보복이라는 악순환을 예고하고 있다. 훌라 참극에서 보듯 시리아 사태는 이제 정부의 직접적인 지시를 벗어나 자발적으로 확산되는 집단 광기의 단계로 접어든 듯하다. 알라위파에 대한 반감이 커져가면서, 거꾸로 알라위파의 평범한 농민까지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샤비하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카재단의 란다 슬림 연구원은 “우리는 이곳에서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화보] 2012 FIVB 세계여자비치발리볼 서울 챌린저 대회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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