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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헌재 “의회 해산”…정국 혼돈

등록 2012-06-15 08:33

대선 이틀 앞두고 총선 위헌 판결
전 총리 샤피크에 후보 자격도 줘
무슬림형제단 반발 유혈사태 날수도
이집트 헌법재판소가 대선을 이틀 앞둔 14일 의회 해산 명령을 내렸다. 6개월 전에 총선을 통해 구성된 의회는 무슬림 형제단이 2/3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집트 정국은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란 속에 빠지게 됐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이날 이집트 헌법재판소가 지난 총선에서 당선자의 1/3이 불법적으로 당선됐으며, 이에 따라 구성된 의회 또한 불법이기 때문이라며 해산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헌법재판소는 의석의 2/3는 개별 선거구 투표로 뽑고 1/3은 정당명부로 뽑는 선거 방식이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의 피선거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산이라기 보다는 선거 무효에 가까운 판결인 셈이다.

이는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축출 이후 처음으로 민주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받은 지난 총선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으로, 정치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정상적으로 치뤄질지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슬림 형제단의 극렬한 반발로 지난해 반독재 투쟁 못잖은 유혈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마저 있다.

대선은 아흐메드 샤피크와 모하메드 무르시 양자대결로 치뤄지는데, 무르시는 무슬림 형제단의 후보고, 무바라크 정권의 마지막 총리였던 샤피크는 군부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아직 군부세력의 입김이 닿아있는 사법부가 샤피크를 지원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도 나올 법한 대목이다. 안그래도 헌법재판소는 이날 샤피크가 대통령 후보에 나설 자격이 된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샤피크는 ‘무바라크 정권에서 고위 공직을 지낸 인사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내용의 ‘정치적 격리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후보자격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 법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무슬림 형제단은 총선 이후 인기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 총선을 다시 치른다면 예전만큼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다. 대선에서 샤피크가 당선된다면 대통령 자리와 의회를 다시 군부세력이 장악하게 될 공산이 크다. 무슬림 형제단 소속의 의원 모하메드 알벨타기는 “이집트 역사에서 가장 영광된 순간을 지워버리려는 군부 쿠데타”라며 이번 판결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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