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등 4개국 정권교체 불구
튀니지 외엔 불안한 과도정부
바레인·오만 등의 개혁약속은
지지부진하거나 되레 반동화
튀니지 외엔 불안한 과도정부
바레인·오만 등의 개혁약속은
지지부진하거나 되레 반동화
‘아랍의 봄’은 여름을 건너뛰어 막바로 가을로 향하고 있다.
2010년 12월17일 튀니지에서 당국의 단속에 항의하는 젊은 행상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분신으로 시작된 항의시위는 아랍 전역의 민주화 대중시위인 아랍의 봄으로 번졌다. 지난 1년 반 동안 최서쪽 대서양 연안의 모로코부터 최동쪽 오만까지 범아랍 전역의 11개국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이집트 등 4개국에서 독재정권이 무너지며 정권이 교체됐고, 모로코 등 5개국이 점진적인 민주개혁을 약속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실질적인 민주개혁이 진척되지 않은 채 기존 기득권 세력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면서 혼란은 여전하다.
■ 정권교체 됐지만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하지만 선거를 통한 민간정부 이행 등 형식적 민주화 과정이 이뤄진 곳은 튀니지에 불과하다. 이집트 등 3개국은 여전히 불안정한 과도정부인데다, 민주화 로드맵이 지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리비아에서는 카다피 정부군과 내전을 벌인 반군 세력들의 대표인 과도국가위원회(NTC)가 과도정부 역할을 하고 있으나, 친카다피 세력이 여전히 무장투쟁을 벌이고 반군 세력과 부족 세력들은 각자 근거지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비아를 쪼개는 연방국가안이 득세하고 있다.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의 사이레나이카,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서북부의 트리폴리타니아, 주프라를 중심으로 한 남동부 페잔으로 나누어진 리비아연방국을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민주화 개혁은 고사하고, 또 다른 내전 우려 등으로 리비아라는 국가의 존속 여부가 의심되고 있다.
예멘에서는 33년간 통치한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물러났으나, 그의 밑에서 부통령을 하던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가 대통령 선거에 단독 출마해 지난 2월 대통령에 취임했다. 살레는 의회에서 사면을 받았고, 예멘 민주화 인사들은 신정부에 불복하는 상태인데다 알카에다 등 이슬람무장세력들의 무장투쟁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 개혁약속 했지만 모로코, 알제리, 바레인, 요르단, 오만 등은 민주화 시위 확산에 개혁을 약속했다. 하지만 개혁은 지지부진하고, 바레인에서는 노골적인 반동적 탄압이 민주화 시위를 질식시켰다.
미 해군 5함대의 모항이기도 한 바레인은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서방과 이웃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민주화 요구를 외면당했다. 아랍의 봄 초기 바레인은 수주동안 민주화 시위가 휩쓸었으나, 정부에 의해 강제진압되고 1600명이 체포됐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병력을 파견해 이를 도왔다. 가장 유명한 민주화활동가 압둘라 알카와자가 110일간 단식투쟁 끝에 지난 1월 정부로부터 사면 약속을 받은 게 고작 성과다.
왕정인 모로코는 선거로 구성되는 민간정부에 일부 권력을 이양하는 헌법개정 뒤 중도 이슬람주의 정당 정의개발당이 1당이 되어 연정을 이끌고 있다. 일부 정치세력과 시민들은 이 개헌을 거부하며, 완전한 입헌군주제를 요구하고 있다.
알제리에서는 3선을 하며 13년간 집권해온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민주화 개헌을, 요르단에서는 국왕 압둘라 2세가 내각에 더 많은 권력 이양을, 오만에서는 통치자인 술탄 카부스가 자문위원회에 일부 입법권과 행정권을 이양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세 국가의 민주화 로드맵은 그 내용과 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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