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선 무르시 당선|현지 표정
선관위 밖 탱크 배치 ‘삼엄’
카이로 공항·주요 도로엔
장갑차 동원해 진입 통제
일부 시민들은 식량 비축
선관위 밖 탱크 배치 ‘삼엄’
카이로 공항·주요 도로엔
장갑차 동원해 진입 통제
일부 시민들은 식량 비축
애초 예정보다 40분 늦은 24일(현지시각) 오후 3시40분, 파루크 술탄 이집트 대통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위원이 단상으로 입장했다. 이어 이집트 국가가 울리는 가운데 짧은 국민의례가 진행됐다. 대회장의 왼쪽에 운집한 언론사의 카메라들이 플래시를 터뜨렸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위원회 밖에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탱크가 배치돼 있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9일부터 엿새째 타흐리르 광장을 지키고 있던 수천명의 시민들은 숨을 죽이며 술탄 위원장의 한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50분에 이르는 긴 연설 끝에 마침내 당선자의 이름이 호명됐다. 승자는 이슬람의 원리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였다. 그 순간 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한 시민 수천명이 일제히 거대한 함성을 쏟아냈다. 시민들은 이집트 국가를 흔들며 “우리의 승리다. 신은 무르시의 편이다”라고 외쳤다. 아흐마드 샤피끄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인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 지역은 깊은 적막에 빠져들었다.
이날 대통령 당선자가 발표되기까지 수도 카이로에는 계엄령에 버금가는 긴장된 공기가 흘렀다. 카이로 공항과 도시로 진입하는 주요 검문소에는 전날 오후부터 장갑차와 투명색 방패를 든 병력이 배치됐다. 카이로의 한 시민은 “주요 검문소에서 카이로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현지인이 카이로 밖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외부에서 안으로 들어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관청과 기업들이 이날 오전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냈고, 많은 집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식량을 비축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보석 가게는 폭력 사태에 대비해 문을 닫았다. 대부분의 시민은 이날 오전 일을 마치고 방송을 보기 위해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
내각부 장관으로 경찰의 최고 책임자인 무함마드 이브라힘은 22일 치안 장교들과의 회의에서 법률 위반에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무르시의 승리가 확인돼 군과 시민들이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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