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통수권 넘기며 화답…입법권·예산권 틀어줘 마찰 예상
지난달 30일 대통령 취임식을 막 끝낸 무함마드 무르시가 이집트 카이로대학 강당으로 입장하자 3층짜리 강당을 가득 메운 이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빨간색 정장에 넥타이를 맨 무르시 대통령은 감격에 북받친 듯 청중들의 환호에 두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영국 <비비시>(BBC)는 “무르시가 취임 뒤 대중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연설에 지난 혁명 기간 중 희생된 이들의 가족들이 아들딸의 사진을 들고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무르시는 이날 오전 이집트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열고 이집트가 군정을 끝내고 민정으로 이양했음을 선언했다.
카이로 대학 연설에서 무르시 대통령은 “군은 이제 약속한 대로 선거에서 뽑힌 기관들에게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 군은 이제 국가 방위라는 원래 자신의 업무로 복귀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화답하듯 이집트 군부의 1인자인 후세인 탄타위 장군은 이날 연설이 끝난 뒤 카이로 외곽 하이크스텝 기지에서 진행된 군 통수권 이양 행사에서 “우리는 이제 신과 국민을 앞에서 맺은 우리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형식적으로는 이날 이집트의 민정 이양이 완료된 듯 보이지만, 진정한 문민통치가 이뤄지기까지 무르시와 군부 사이 마찰이 예상되는 등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이집트 군은 지난달 잠정헌법 개정으로 입법권과 예산권을 틀어쥐고 있고 대통령의 권한을 명시하는 신헌법의 제정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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