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검문소·외국 관리 등 공격
정부군, 수도 남단에 군병력 증강
정부군, 수도 남단에 군병력 증강
시리아 내전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 도심 곳곳에서 정부군과 반정부시민군이 17일 이틀째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시리아 반정부 무장세력인 자유시리아군(FSA)의 중부·홈스 연합사령부는 이날 밤 늦게 성명을 내어 “오늘 저녁 8시부터 바샤르 아사드(47) 정권의 학살과 야만적 범죄에 맞서 ‘전면적 공격’을 개시했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다마스쿠스의 활화산과 시리아의 대지진’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이 “시리아를 완벽한 ‘시민 불복종’ 상태로 만들기 위한 첫번째 전략적 단계”라고 주장했다.
반정부군은 성명에서 “다마스쿠스 안팎의 모든 보안군 기지와 분소에 대한 공격을 개시해 격렬한 교전에 들어갔다”며 “정부군의 항복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정부 무장세력에게 “시리아 전역의 정부군 기지와 친정부 민병대인 ‘샤비하’의 검문소를 포위하고 남북과 동서를 잇는 간선도로를 차단하라”고 촉구했다. 수니파 무슬림이 주축인 이들은 또 “시리아 영토 안에 있는 모든 외국 관리들과 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혁명수비대 등을 합법적인 공격 목표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시리아 정부군은 다마스쿠스 남부의 미단 지역에 장갑차와 군병력을 대폭 증강하고 건물 곳곳에 저격수들을 배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방영한 시리아 반정부 활동가의 동영상에는 민간인 복장의 시민군 병사들이 건물들 사이 골목길에 모래 주머니를 쌓고 로켓추진총류탄과 기관총을 쏘는 모습, 차량과 건물들에서 불길과 시커면 포연이 솟는 장면이 생생하다. 한 반정부 활동가는 “전쟁의 총포 소리가 다마스쿠스 전역에 가득하다”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의 심장부인 다마스쿠스 도심에서 양쪽의 교전이 이처럼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3월 시리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교전은 시리아 내전 사태로부터 단절돼 겉으론 평온해 보였던 수도 다마스쿠스의 강력한 통제력에 깊은 균열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 시리아감시단의 활동 기한을 연장하고 유엔헌장 7장을 적용해 시리아 정권에 제재를 가하는 것을 뼈대로 한 결의안을 18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 결의안은 명백히 반생산적이고 위험한 접근”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분명히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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