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유선 총격에 어민 4명 사상
지난 16일 걸프만에서 미국 해군 제5함대 급유선의 총격으로 인도 어민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미 해군의 사전경고가 없었다고 생존자들이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미군이 사건 직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소형선박이 빠른 속도로 접근해 반복적인 경고 절차를 거쳤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발포했다”는 발표와 배치된다. 다리에 총상을 입은 어민 무투 무니라지(28) 등 부상 어민들은 “우리는 경고 사인과 경고음을 잘 알고 있으나, 그 배에선 아무런 경고가 없었다. 우리는 그 배 옆을 지나가려고 속도를 높였는데, 갑자기 총탄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군 쪽은 “아직 내부조사가 진행중”이라면서도 “우리는 치명적 위협에 대한 자기방어권을 갖고 있다”고 말해 기존 발표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란 선박으로 오해해 벌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번 미군의 발포는 페르시아만에서 이란과의 높아진 군사적 긴장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2000년 10월, 예멘 아덴항에 급유를 위해 정박중이던 유에스에스(USS) 콜호에 알카에다가 폭탄을 실은 소형 선박을 돌진시킨 자살테러로 17명의 미군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당하는 테러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또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경고한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소형 고속정을 사용한 자살 특공대 작전을 펼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해 잔뜩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다.
인도 정부는 아직 뚜렷한 공식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부상 어민들을 만난 엠케이 로케쉬 아랍에미리트 인도 대사는 “경고를 받았다면, 그들이 그 큰 배에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미군 해명에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인도 언론들은 “해상 살해”, “미국은 아무런 사과도 없다”고 보도하는 등 일반인들의 격앙된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이에 인도주재 미국 대사는 성명을 통해 “어민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고, 국방부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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