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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10대 딸 ‘명예살인’ 파키스탄 부부 종신형

등록 2012-08-05 20:22

영 법원, 화장하고 남자 사귀었다며 질식사시킨 부모에
서양문화에 물들었다는 이유로 10대 딸을 ‘명예살인’ 한 파키스탄 부부가 영국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잉글랜드 체셔주의 체스터 크라운 법원은 3일 서구화됐다는 이유로 딸을 질식사시킨 혐의로 기소된 파키스탄 출신 이프티카르 아흐메드 부부에게 종신형을 선고하고 최소 25년을 복역하도록 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5일 보도했다. 로드릭 에반스 판사는 “아흐메드 부부가 딸을 살해한 것은, 자녀에 대한 사랑보다 파키스탄 사회에서의 명예를 더 걱정했기 때문”이라며 “숨진 딸은 부모가 강요하는 문화와 자신이 지향하는 문화 사이에서 질식당했다”고 말했다.

사촌 형제간이기도 한 아흐메드 부부는 2003년 당시 17살이었던 딸 샤필리아가 화장을 하고 남자친구를 사귀는 등 서양문화에 물들어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다른 4명의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사시켰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샤필리아가 파키스탄 남자와 결혼할 것을 거부한 것이 결정적인 살해 이유였다. 아흐메드 부부는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으나 범행을 부인하고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뒤 9년여 동안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다녔다. 하지만 2010년 샤필리아의 여동생이 “언니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경찰에 털어놓아 범죄가 드러났다.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샤필리아는 변호사를 꿈꾸는 야심찬 10대였으나, 엄격한 파키스탄식 문화를 강요하는 부모와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특히 남자친구를 사귀는 문제로 아버지와 많이 충돌했다. 그의 아버지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기 전 덴마크 여성과 결혼하고 애까지 낳는가 하면, 음주와 디스코를 즐기는 등 이미 서양문화에 푹 빠져 있었음에도 딸의 자유분방함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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