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국가방위 임무로 되돌아가야”
군쪽 대응 없어 “사전논의” 관측도
군쪽 대응 없어 “사전논의” 관측도
이집트 군부에 대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기습공격인가, 권력배분을 위한 조율인가?
군부의 1·2인자인 후사인 탄타위(77) 국방장관과 사미 아난 참모총장의 해임을 무르시 대통령이 12일 전격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타위는 1956년 수에즈 전쟁, 1967년과 1973년 중동전쟁 등에 참전한 이집트의 전쟁영웅이다. 하지만 무바라크 정권에서 20년간 국방장관을 지낸 그가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1년 반 동안 군사최고위원회를 이끌며 사실상 최고지도자 구실을 하면서 군부독재를 연장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무르시는 또 군부가 제정한 잠정헌법 개정안 폐지를 선언하며, 그동안 머물러왔던 반쪽짜리 대통령에서 완전 권력 장악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공식화했다. 군사최고위원회는 무르시 대통령 취임 직전 입법권, 예산권, 신헌법 초안을 만드는 위원 임명권 등을 자신이 가지는 잠정헌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여전히 최고권력기관으로 군림해 왔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 조처 직후 카이로의 아즈하르 모스크에서 한 연설을 통해 “나는 누군가나 어떤 조직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군은 이제 국가를 방위하는 신성한 임무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군부한테 국내 정치에서 손을 완전히 떼고 권력을 모두 정부에 넘기라는 선언을 한 셈이다. 이 조처 발표 직후 이슬람계 주민들 수천명은 이집트 혁명의 산실이었던 타흐리르 광장에 몰려나와 “민중은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전했다.
13일 오후까지도 군부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것이 대통령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뜻인지, 또다른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시엔엔>(CNN)은 전했다. 다만 탄타위와 아난이 해임과 함께 최고훈장을 수여받고 대통령 고문역에 임명된 것으로 미뤄 군부와 이미 조율이 끝난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집트 관영 <메나> 통신은 익명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무르시의 결정은 (군부와) 논의된 것”이며 “군부 내에서 부정적인 반응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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