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관 공격으로 미 대사 사망 충격
이스라엘계 미국인 유튜브에
무함마드 비하 동영상 올리자
9·11 11주기 당일 미 시설 공격
이슬람주의세력 과잉대응 논란
대사 사망에 미 대응수위 촉각 9·11 테러 11주년이었던 11일 리비아 벵가지에서 이슬람 시위대의 공격으로 미국 대사 크리스토퍼 스티븐스가 사망한 사건은 ‘중동의 봄’ 이후 일종의 권력공백기 상태인 이 지역의 치안이 얼마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미국 대사가 테러로 사망한 것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애돌프 덥스 대사가 납치돼 사망한 이후 처음이어서 미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리비아에서는 지난해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항해 전국 각지에서 무장세력이 봉기했고, 이들은 서방 다국적군의 항공 지원까지 받으며 지난해 10월 카다피를 사살했다. 리비아는 이후 지난 7월 총선까지 무사히 치르면서 민주화 과정을 차근히 밟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내전 당시 봉기했던 무장세력은 여전히 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서방 시설에 대한 공격을 빈번하게 벌이며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동리비아 내무차관 와니스 샤라프 등은 밝혔다. 미국 정부의 반응은 스티븐스 대사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는 비교적 차분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국은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욕하는 모든 행동을 규탄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폭력행위가 정당화될 순 없다”고 밝히며 종교적 갈등이 유발된 데 대한 유감 표명을 앞세웠다. 하지만 대사 사망이 알려진 이후에 발표된 성명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폭력사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재외 미국 공관과 인력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태는 미국 대선에도 상당한 파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힐러리의 성명을 놓고 “오바마 정부가 첫번째 보인 반응이 공격에 대한 규탄이 아닌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이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을 뜻을 밝혔다. 롬니는 그동안 오바마 정부가 ‘겁쟁이 외교’를 펼친다며 공격해 오던 중이었다. 다만 대사의 피살이라는 엄중한 상황까지 선거정국에 이용하려 할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다. 문제를 촉발한 <무슬림의 순진함> 유튜브 동영상은 앞으로 중동 전역에 계속 반미 시위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의 집권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미국 정부에 이 영화를 만든 ‘미친놈’을 기소하고 공식 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의 이면에는 중동 지역에 더욱 거세지는 이슬람주의 물결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이집트와 리비아 모두 ‘중동의 봄’ 혁명으로 독재가 종식된 뒤 새로운 정치권력이 이를 대체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이슬람주의자로 미국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집트 시위대의 일부가 “우리는 모두 오사마(빈라덴)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숨진 스티븐스 대사는 이미 두차례 리비아에서 근무한 중동 전문 베테랑 외교관으로 지난해 리비아 내전 당시에는 벵가지에서 반군을 지원하며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몰락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정식 대사로 부임했으며, 리비아 미국 대사관의 공식 누리집에 올린 인사말을 통해 “리비아에서 변화와 희망의 시기를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밝혔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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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비하 동영상 올리자
9·11 11주기 당일 미 시설 공격
이슬람주의세력 과잉대응 논란
대사 사망에 미 대응수위 촉각 9·11 테러 11주년이었던 11일 리비아 벵가지에서 이슬람 시위대의 공격으로 미국 대사 크리스토퍼 스티븐스가 사망한 사건은 ‘중동의 봄’ 이후 일종의 권력공백기 상태인 이 지역의 치안이 얼마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미국 대사가 테러로 사망한 것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애돌프 덥스 대사가 납치돼 사망한 이후 처음이어서 미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리비아에서는 지난해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항해 전국 각지에서 무장세력이 봉기했고, 이들은 서방 다국적군의 항공 지원까지 받으며 지난해 10월 카다피를 사살했다. 리비아는 이후 지난 7월 총선까지 무사히 치르면서 민주화 과정을 차근히 밟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내전 당시 봉기했던 무장세력은 여전히 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서방 시설에 대한 공격을 빈번하게 벌이며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동리비아 내무차관 와니스 샤라프 등은 밝혔다. 미국 정부의 반응은 스티븐스 대사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는 비교적 차분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국은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욕하는 모든 행동을 규탄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폭력행위가 정당화될 순 없다”고 밝히며 종교적 갈등이 유발된 데 대한 유감 표명을 앞세웠다. 하지만 대사 사망이 알려진 이후에 발표된 성명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폭력사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재외 미국 공관과 인력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태는 미국 대선에도 상당한 파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힐러리의 성명을 놓고 “오바마 정부가 첫번째 보인 반응이 공격에 대한 규탄이 아닌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이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을 뜻을 밝혔다. 롬니는 그동안 오바마 정부가 ‘겁쟁이 외교’를 펼친다며 공격해 오던 중이었다. 다만 대사의 피살이라는 엄중한 상황까지 선거정국에 이용하려 할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다. 문제를 촉발한 <무슬림의 순진함> 유튜브 동영상은 앞으로 중동 전역에 계속 반미 시위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의 집권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미국 정부에 이 영화를 만든 ‘미친놈’을 기소하고 공식 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의 이면에는 중동 지역에 더욱 거세지는 이슬람주의 물결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이집트와 리비아 모두 ‘중동의 봄’ 혁명으로 독재가 종식된 뒤 새로운 정치권력이 이를 대체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이슬람주의자로 미국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집트 시위대의 일부가 “우리는 모두 오사마(빈라덴)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숨진 스티븐스 대사는 이미 두차례 리비아에서 근무한 중동 전문 베테랑 외교관으로 지난해 리비아 내전 당시에는 벵가지에서 반군을 지원하며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몰락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정식 대사로 부임했으며, 리비아 미국 대사관의 공식 누리집에 올린 인사말을 통해 “리비아에서 변화와 희망의 시기를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밝혔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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